car2/낙서

달랑 두쪽..

오완선 2014. 2. 11. 13:54

성경시대

 

장가가는 신랑이 가진 것이 없을 때 ‘불알 두 쪽만 달랑 차고 왔다’고 한다. ‘과붓집 머슴은 왕방울로 행세한다’는 말도 있다. 요즘같이 날씨가 추운 날은 불알이 바짝 오그라들어 보온을 유지하고 더위에는 오뉴월 쇠불알처럼 축 늘어져 열을 발산한다. 도망치거나 싸울 때나 간음할 때도 몸에 착 달라붙는데 일종의 자기보호 메커니즘이다.

 

고환은 뜨끈하게 해도 안 되지만 너무 차게 해도 동상을 입는다. 2차 대전 때 만주지방에 주둔하던 일본 관동군들이 음낭을 보호하기 위해 털가죽으로 된 불알주머니를 차고 다녔던 것은 아주 유명한 얘기다. 중세시대 남성들도 브라켓(bracket)이라는 고환주머니를 차고 다녔다. 원래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나중에는 장신구로 변질해 금, 은으로 수를 놓거나 보석을 박아 화려하고 과장되게 표현하기도 했다.

 

불알은 고환이다. 그리스어 어원은 ‘남성의 증거’라는 뜻이다. 고환은 남성 누구나 갖고 있지만 소변을 볼 때도, 섹스를 할 때도 직접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있는 둥 없는 둥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성교 시 성기가 커지는 것도 고환의 은공이요, 다 쓴 풀자루가 쇠막대기처럼 딱딱하게 변신하는 것도 고환 덕분이다. 섹스 도중에 여성의 항문이나 클리토리스에 부딪쳐 쾌감을 고조시키는 데도 고환은 한몫 단단히 한다.

 

미켈란젤로가 만든 다비드 상은 남성의 힘을 느끼게 하는 심벌이 사실적으로 조각돼 있는데, 자세히 보면 왼쪽 고환이 오른쪽보다 더 처져 내려와 있다. 고환은 좌우 한 쌍이 걸어 다닐 때 서로 충돌을 피하게 크기나 높이가 대칭이 되지 않는다.

 

고환이 약해지면 정력도, 투지도 사라져 남자다움을 잃기 때문에 젊고 싱싱하게 살려면 잘 다스려야 한다. 고환에 피를 공급하는 고환 동맥은 대동맥에서 직접 갈라져 나오는데 고환으로 가는 혈액을 미리 식혀주거나 덥혀서 보낸다. 그 덕에 고환은 항상 적당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고환을 싸고 있는 고환 백막은 매우 단단해 고환이 터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데 도움이 된다.

 

흥미로운 것은 영국의 다큐멘터리 전문 프로덕션 월투월(Wall to Wall)의 ‘Science of Sex’에 의하면 고환은 여자의 불륜을 물리치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 치열한 성 경쟁에서 이기려면 정자를 많이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남자의 신체에서 고환의 크기는 매우 중요하다. 암컷을 떼로 데리고 사는 고릴라는 다른 수컷과 짝짓기 경쟁을 하지 않아도 돼 교미할 때 굳이 많은 정액을 콸콸 쏟아낼 필요가 없지만, 다른 수컷과 경쟁을 해야 하는 침팬지는 고환이 엄청 크고 정자의 양도 많다. 고환이 사람보다 두 배나 큰 침팬지는 난잡한 성생활을 즐기며 새끼를 잘 돌보지 않지만, 고환이 작은 고릴라는 자녀 보호 본능이 매우 강하다. 미국 에모리대 연구팀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고환이 큰 남성은 건강한 정자를 더 많이 생산해 짝짓기 하는 데 온 힘을 쏟으면서 자녀를 돌보지 않는 반면, 고환이 작은 남성은 정자 생산보다 자녀를 돌보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고 했다.

 

처자식 먹여 살리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하루 종일 흔들리느라 고단한 고환이다. 크든 작든 사타구니의 왼쪽이나 오른쪽 구석에 틀어박혀 숨 못 쉰 고환을 저녁때라도 편히 모셔야 한다. 메추리알에 불이 났는지 얼어붙었는지 아내는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살살살살 만져드리면 어떨까?

 

성경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4.02.10기사입력 20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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