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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여성상위...

오완선 2016. 1. 19. 22:33

날씨가 추워지면 멀쩡하던 사람도 갑자기 혈압이 높아져 겨울은 고혈압의 계절이다.

 

그렇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 달갑지 않은 손님들이 찾아와 먹어줘야 하는 약이 점점 늘어난다. 식탁 위에 각종 약을 쭉 늘어놓고 아침부터 뷔페식으로 먹고 마신다. 여기에 감초처럼 꼭 끼는 약이 고혈압 약이다.

 

고혈압 약이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켜주는 고마운 약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성욕 감퇴와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그렇다고 성기능 감퇴가 무서워 약을 당장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참으로 난처하고 울고 싶어진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고 있으면 혈관 내 피세포를 손상시키고 혈관벽을 딱딱하게 만들어 동맥경화로 인한 혈류 순환 저하로 성기능은 더 엉망진창이 된다. 미국 일라이릴리가 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발기부전 환자 가운데 무려 41.2%가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인 사람이 섹스를 즐기는 것은 염려스럽다. 섹스 중 호흡, 맥박, 혈압이 모두 상승하고 사정하는 순간 혈관이 팽창돼 혈압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는데 이 순간이 가장 위험하고 복상사하기 딱 좋다.

 

하지만 성욕은 타고난 욕구라서 밤일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내구실을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여 혈압을 올리게 된다. 따라서 성교 자체를 멀리하는 것보다 최고 절정기를 적절하게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고비를 잘 넘기면 심신이 나른해지면서 긴장이 이완돼 혈압도 자연히 떨어진다. 너무 격렬히 하거나 오래 하지 말고, 너무 자주 하지도 말며 체위도 체력 부담을 줄일 수 있게 아내한테 리드당하는 것이 좋다.

 

여성 상위로 성행위 한 뒤 남성의 최고 심장박동 수는 평균 1분에 110회였고 이에 비해 남성 상위에서는 127회였다. 산소 소비량도 여성 상위보다 남성 상위에서 32% 많았으니 침대에서 아내가 위로 올라가면 남편이 누워서 떡 먹는다는 말이다.

 

고혈압은 남자뿐 아니라 여자의 성생활에도 문제를 야기한다. 미카엘 두마스 그리스 아테네대 박사는 고혈압 여성에게 성욕 감퇴, 성적 흥분 저하, 오르가슴 불능, 질 분비액 감소로 인한 성교 통증 등의 증세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성기능 장애가 42.1%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상 혈압인 여성은 19.4%에 불과하다.

 

부부간의 사랑을 가로막는 웬수 고혈압으로 고생한다 해서 짧지 않은 인생에 그 좋은 성생활을 돌하르방처럼 모른 체할 수는 없다. 섹스할 때 혈압 상승은 극히 단시간인 데다 순간적이라서 혈압 관리를 잘하면 성생활에 문제가 없다. 성기능 부작용이 적은 약물로 바꾸거나, 성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약을 추가하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다.

 

심장이 뛰는 일 없이 성생활을 할 수는 없다. 심장의 부담은 부적절한 정사(情事)에서 더하고, 주위 환경이 바뀌면 더 늘어난다. 그러니까 아내 말고 딴 여자랑 경치 좋은 곳에서 뒹굴다가는 혈압이 팍 올라 둘이 딱 달라붙은 채 돌아가시기 십상이다.

 

최선의 방법은 뭘까? 고혈압인 남편은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절대 혈압 안 오르는(?) 아내를 모시고 늦가을 여행을 떠나 씨름 한판 하시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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