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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한 디테일의 디자인이 스며든 도시, 오사카 디자인 기행 1

오완선 2018. 4. 5. 05:24



주택박물관에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자신의 짐을 맡길 수 있는 사물함과 약간의 가격을 지불하고 기모노와 같은 전통의상을 빌려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천장을 보면 외부의 채광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차양이 드리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24시간 조명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다. 밤이 되면서 종치는 소리나 영상과 결합된 늦은 밤 불꽃놀이 풍경의 재현, 가끔 번개와 비오는 소리 등 다양한 공감각적 경험이 적절히 연출되어 있다.
주택박물관에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자신의 짐을 맡길 수 있는 사물함과 약간의 가격을 지불하고 기모노와 같은 전통의상을 빌려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시설이 있다. 천장을 보면 외부의 채광을 받아들일 수 있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차양이 드리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24시간 조명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다. 밤이 되면서 종치는 소리나 영상과 결합된 늦은 밤 불꽃놀이 풍경의 재현, 가끔 번개와 비오는 소리 등 다양한 공감각적 경험이 적절히 연출되어 있다.

오사카는 예로부터 일본의 핵심적 경제구역 중 하나였고, 대규모 상업시설이 발전된 곳이었다. 미국의 저드 앤 파트너스(Jerde & Partners)가 설계한 난바파크스(なんばパークス, Namba Parks)는, 1989년부터 오사카시에 새롭게 돔구장이 생기면서 예전 프로야구단 난카이 호크스의 야구장을 허물고 새롭게 건설한 복합 상업공간이다. 난바 재개발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공공장소의 특성을 살려 옥상녹화를 시도한 건축물 디자인으로 도심 내에 대규모 공원을 연상하게 만든 점이다. 인공의 다층화된 40,000그루가 만들어내는 녹색 경관은 도심 속 오아시스 역할을 하며 난바역 주변의 메마른 도시경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러한 녹지공간은 이용자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역할뿐 아니라 단열효과에 의한 공조부하 저감, 도심 열섬현상 완화 등 물리적으로도 효과적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부의 쇼핑몰 건물이 대협곡처럼 양쪽으로 분화되고 그 사이로 넓은 보행광장이 펼쳐지는데, 외부나 옥상정원에서 느껴지는 녹색공간들에 비해 다분히 단순 보행과 작은 이벤트의 수용만 가능한 공간으로 설계된 점이다.

저드 앤 파트너스는 세계적으로 복합쇼핑몰 설계의 대명사로 꼽힌다. 창원의 씨티세븐, 서울 합정역의 메세나폴리스, 신도림역의 디큐브씨티 등 이제는 한국에서도 그들의 설계와 공간구성 형식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녀보았다면 후쿠오카의 캐널시티와 도쿄의 롯본기힐즈, 미드타운, 기타큐슈의 리버워크 등의 비교를 통해 지역적 특성이 어떻게 대규모 상업공간과 연결되고 기획되는지를 알 수 있다. 난바파크스는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입지적으로 가장 불리한 여건을 가진 곳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난점을 풀기 위해 선택한 궁여지책이 옥상정원으로 대표되는 수직공원의 추구였을 것이라는 점이 읽힌다.
저드 앤 파트너스는 세계적으로 복합쇼핑몰 설계의 대명사로 꼽힌다. 창원의 씨티세븐, 서울 합정역의 메세나폴리스, 신도림역의 디큐브씨티 등 이제는 한국에서도 그들의 설계와 공간구성 형식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의 여러 지역을 돌아다녀보았다면 후쿠오카의 캐널시티와 도쿄의 롯본기힐즈, 미드타운, 기타큐슈의 리버워크 등의 비교를 통해 지역적 특성이 어떻게 대규모 상업공간과 연결되고 기획되는지를 알 수 있다. 난바파크스는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입지적으로 가장 불리한 여건을 가진 곳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난점을 풀기 위해 선택한 궁여지책이 옥상정원으로 대표되는 수직공원의 추구였을 것이라는 점이 읽힌다.

최근 오사카의 상업중심지는 난바에서 우메다 지역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특히 우메키타로 불리는 오사카역 북부는 본래 1928년 쇼와 초기부터 JR 우메다 화물역으로 물류중심이었다. 1987년 JR 구조조정에 따라 화물부분이 이전되고, 도시의 유휴지에 2010년부터 3년간 새로이 개발사업이 펼쳐졌다. 총 12개 기업이 동시에 출자를 진행해 계획된 이 곳, 그랜드프론트오사카(グランフロント大阪, Grand Front Osaka)의 가장 큰 차별적 특성은 ‘새로운 사업 창조를 통한 도시 활력 증진’이라는 새로운 상업공간의 접근 개념이다. 도쿄의 롯본기힐즈나 미드타운 등이 미술관과 거대한 광장 등을 통해 ‘문화와 도시공간의 연계’라는 관점을 지향했다면, 그랜드프론트오사카는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의 연구시설 등 82개 연구 관련 시설을 유치하고, 연구자와 소비자를 직접 교류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연결해 새로운 사업을 창조하는 곳으로서의 ‘나렛지 캐피탈(Knowledge Capital)’이라는 시설을 8,800㎡의 대규모로 설치하였다. 기본적으로는 상업시설만 4,400㎡, 1일 평균 방문객 250만 명에 이르는 대규모 복합상업공간이지만, 도심 핵심공간에 학습, 연구기능과 기업의 판매활동을 결합시키는 새로운 기능공간을 거대하게 조성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새로운 도전이다. 오사카역 북구의 출구 정면에 펼쳐지는 66,000여㎡ 규모의 우메키타광장은 도심에 수공간을 도입한 새로운 공공디자인 개발 모델로 안도 타다오가 MP(master planner)로 참여하였고, 오사카의 일상적 이벤트뿐 아니라 마츠리와 같은 지역축제까지도 정기적으로 개최해 새로운 문화 창조의 발신기지로 변화하고 있다. 기업의 이익을 일정 부분 사회에 환원하고 그것이 시민 일상의 편의 향상에 기여하는 동시에 상업공간의 활성화를 가져오는 선순환적 공간설계 개념은 낯설지만 바람직한 새로운 상업공간의 방향이 아닐까 싶다.

그랜드프론트오사카의 남관과 북관은 별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고 보행교로 연결되는데, 그 아랫부분 차도에
그랜드프론트오사카의 남관과 북관은 별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고 보행교로 연결되는데, 그 아랫부분 차도에 서 보면 거대한 소화전 설비가 인상적으로 보인다. 대형 건물에서 화재 등 유사시에 출동한 소방차가 소화전설 비를 최대한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를 보면서 공공영역에서 안전을 고려한 디자인의 방향이 어떠 한 것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오사카에 방문하여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을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디즈니
오사카에 방문하여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을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 디즈니 랜드와 같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시각적 체험 중심이 아닌, 영화기반의 스토리텔링과 이에 기반한 경험체계가 어떻게 공간에 구현되는지를 보기에 유용하다. 쥬라기 공원이나 죠스처럼 아주 고전적인 영화로부터 스파이더 맨이나 해리포터처럼 비교적 최근 영화에 등장한 다양한 소재와 줄거리를 어트랙션과 쇼, 공간구성으로 결합하 는 방법을 공부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일본 지하철의 새로운 실내디자인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2009년 일본 굿디자인을 수상한 케이한덴샤(京
일본 지하철의 새로운 실내디자인 경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2009년 일본 굿디자인을 수상한 케이한덴샤(京 阪電車) 나카노시마(中之島, Nakanoshima)선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 이 노선은 도심 재생의 맥락에서 오사카 중심부에 위치한 나카노시마섬을 지나가는 총연장 3㎞의 5개 역사로, 2008년 10월 개통하였다. 특이한 점은 이 용객들에게 친근함과 편안함을 주기 위해 지상 캐노피 부와 대합실 공간의 목재 처리 등을 통해 공공공간의 생 활 공간화와 같은 개념을 지향하고 있는 것인데, 특히 지하철 공간에서는 금기시되어 온 목재를 과감히 도입했 다. 지하철 역사의 설계에 있어 목재와 같은 소재는 화재로부터의 취약점 때문에 사용이 흔히 배제되어 왔다. 그 러나 최근 수많은 공공건축물에서 목재는 새로운 대안적 소재로 거듭나고 있다. 나카노시마역의 대합실도 자세 히 살펴보면 부분적으로 목재마감이 공간 이용자의 키높이까지 내려온 경우가 있지만, 전체의 90% 이상은 키보 다 높은 곳에 목재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즉 지상 캐노피라든가 대합실의 상부, 천장 부분과 같은 공간을 적절히 이미지의 대상으로 보고, 목재를 합리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최성호
최성호

한양사이버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한양사이버대학교 디자인대학원 디자인기획 교수, 인테리어디자인과 전시디자인, 자동차디자인, 도시디자인에 이르는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한양사이버대학교에서 디자이너들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공간디자인 콘셉트와 기획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세종특별시와 혁신도시의 공공디자인 총괄, 하남미사주택지구의 총괄MP 등을 맡았고, 상업 공간 기획과 지하철역사 리모델링 전문가이기도 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