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성의 바로 맞은편에 자리 잡은 위치를 활용해 가까이에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각도로 내려다볼 수 있는 오사카성의 새로운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전시의 동선 구성면에서도 10층으로부터 시작해 7층까지 한 층씩 내려오면서 박물관을 관람하는 동시에 계속적으로 전망이 달라지는 오사카성을 관람하게 하는 효과적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 박물관은 ‘나니와’로 불렸던 고대 오사카, 승려이면서 칼을 들고 싸우는 승병세력의 시대였던 혼간지 시대, 에도 시대의 오사카, 그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근대의 오사카 모습을 큰 주제로 구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박물관 실내 공간에서 관객의 몰입감을 유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데, 이곳은 도입부인 고대의 공간에서 나니와 궁궐의 스케일을 그대로 경험하게 하고 분위기를 유도하면서 여기에 영상을 투사해 과거와 현재를 병치시킴으로써 자연스러운 몰입감을 유도한다. 9층의 중세와 근세 소개에서도 물의 도시였던 오사카의 모습을 주어진 한계 내에서 1/2크기로 축소해 보여주고, 인형들과 영상, 선묘의 느낌으로 표현된 우끼요에 목판화 느낌이 나는 일러스트레이션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충실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 또 8층은 어린 학생들을 위한 발굴체험현장 학습으로 교육적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의 오사카 모습과 닮아 있는 7층 근현대 층은 변화하고 발전된 오사카의 모습을 영화의 세트처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시대상을 느낄 수 있는 음악, 평범한 가정의 일상을 모형과 디오라마 등을 통해 충실히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지하 1층은 발굴조사를 통해 발견된 토담의 흔적과 유물들이 발굴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박물관의 장소성을 잘 보여준다.
오사카시립주택박물관(大阪市立住まいのミュージアム)은 그리 크지 않은 박물관임에도 불구하고, 경험적 전시기법의 학습이라는 측면에서는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대개의 경험중심적 박물관이 체험자를 수동적 입장에 놓고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관점이라면, 이곳에서는 철저히 자기주도적 경험이 제공된다. 이를 가능케 하는 콘텐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의상이다. 이 공간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개 초입부에 펼쳐진 거리풍경과 이 거리를 가득 채운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서 열심히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다가, 이내 이 사람들이 연출된 배우들이 아닌 관객들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 켠에 마련된 의상실에서 전통의상으로 갈아입은 관람객들이 줄지어 나오고, 이내 서로가 서로를 촬영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새벽부터 낮을 거쳐 밤으로 계속 변화되는 인공조명과 기상변화를 연출한 사운드 효과, 골목길과 각 주택의 작은 소품들은 이곳의 몰입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려준다.
안도 타다오는 일본이 낳은 세계적 건축의 거장 중 한 명이다. 필자 역시 오사카를 처음 방문한 것은 그의 작품을 살피기 위해서였을 만큼, 안도 타다오의 유명세와 영향력은 독보적이다. 오사카는 안도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이며 그의 건축적 아이디어들이 태동한 곳이다. 그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된 스미요시연립주택을 비롯해 오사카 시내 중심부의 신사이바시에 위치한 소호백화점과 인근의 갤러리아아카(Akka), 남쪽 항만지역의 산토리뮤지엄과 시 근교의 사야마이케역사박물관 등도 대표적인 그의 작품들이다. 물론 외곽으로 다소 떨어진 교토나 고베에 있긴 하지만 명화의 정원, 빛의 교회, 물의 사원, 아와지 유메부타이 등 그의 초기 작품들이 간사이지역 내에 있으니 이들을 둘러보는 것만도 하나의 근사한 기행코스가 될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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