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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EV 타보니…'출·퇴근용'으로 가성비 월등

오완선 2018. 8. 30. 10:36


  

  • 입력 : 2018.08.30 06:01

       

[쉽게 쓰여진 시승기-71] 대세에 편승하는 것은 여러 모로 편리하다.

요즘 자동차 세계에서 단연 전기차(EV)가 대세를 노리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한껏 기지개를 펴며 내수 구석구석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시장을 통틀어 친환경차는 5만3778대가 팔렸다. 시장점유율 6.9%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매년 줄고는 있지만) 어쨌든 매년 정부 보조금은 꼬박꼬박 나오고, 잇단 디젤게이트로 내연기관에 대한 냉소가 쏟아지는 가운데 주변의 호의적인 시선도 즐길 수 있다는 이유가 크다. 뭔가 환경을 위해 기여하는 듯한 느낌은 보너스다.

친환경차 부문 대표 볼륨모델은 단연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코나EV)이다. 올해 5월 출고된 따끈따끈한 차지만 7월까지 무려 3000대가 팔리며 돌풍 주역으로 자리 잡았다.

당초 올해 판매 목표는 1만2000대지만 벌써 누적 계약이 2만대를 훌쩍 넘어서며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워낙 잘 팔리다 보니 미디어 시승회에 뺄 차도 여의치 않을 정도다.

28일 올 하반기 전기차 시장 최대 블루칩 자리를 예약한 코나EV에 올라봤다.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출발해 설악IC를 거쳐 가평까지 이어지는 왕복 180㎞ 길. 자유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서울양양고속도로, 설악면 등 도심과 고속주행은 물론 설악면 일대 국도까지 두루 밟는 코스다.

목차

1) 디자인: 단점만큼이나 장점도 찾기 어려운

2) 주행능력 : 도심 출퇴근용으로 눈높이를 맞춰라

3) 내부 공간 : 짜다

4) 편의장비

5) 연비 : EV를 사는 최대 이유

6) 가격: 최저 2000만원대..나쁘지 않다



1) 디자인: ★★☆


종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디자인을 충실하게 계승했다. 현대차 SUV 전매특허 디자인이 된 분리형 컴포지트 헤드라이트에 좌우를 평평하게 연결하는 램프 가니시를 넣어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가꿨다. 전면 그릴이 꽉 막힌 전기차 특유 디자인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코나EV는 디자인 측면에서 지난해 코나가 개척했던 '검증된 길'을 편하게 따라 걷는 모양새다. 코나가 이미 한 차례 'SUV는 투박하고 크다'는 이미지를 깨버리면서 확보해놓은 효과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코나가 시장에 나왔던 당시만큼 신선한 비주얼 쇼크는 없다는 얘기가 된다. 얼굴만 보고 내린 코나EV 촌평은 '아, 코나가 잘 팔리다 보니 이제 전기차 라인업이 나왔구나'로 요약된다. 단점을 잡기 어렵지만 딱히 장점을 꼽기도 어렵다.

2) 주행능력 : ★★★


결론적으로 말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물론 전기차 특유의 맹맹한 맹물 먹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하지만 이게 싫다면 애초 전기차를 살 이유가 없다.

세 자릿수 이상 고속주행에서도 성실히 잘 달린다. 밟을수록 쭉쭉 밀어내는 내연기관만의 탱글탱글한 손맛은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서 안정적이다. 예측 가능한 주행 성능. 이게 바로 전기차를 사는 중요한 이유다. 이를 주행 신뢰성이라고 부르는 이도 적지 않다. 30㎞를 달리던 80㎞를 달리던 주행의 질감이 일정하다.

시승차는 64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50㎾(204마력), 최대토크는 40.3㎏·m로 스펙만 놓고 보면 2.0ℓ 디젤차와 엇비슷하다. 전기차답게 스르르 시동이 켜지고 미끄러지듯 도로를 달린다. 평상시 가속력만 따지고 보면 내연기관 엔진을 단 코나보다 나은 면모도 있다.

다소 울퉁불퉁하고 코너링이 잦은 설악면 국도도 도로를 꾹꾹 눌러가듯 큰 결점 없이 소화한다. 배터리 충전 시간은 64kwh 기준으로 급속 충전에 54분, 완속 충전에 9시간35분이 소요된다.

한 가지 흠이라면 저속 주행에서 의외로 전기모터 돌아가는 소음이 귀에 걸린다는 점. 예민한 운전자라면 다소 신경 쓸 수도 있을 만한 소음이다.

3) 내부 공간 : ★★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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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차와 트렁크 용량을 일대일로 비교하긴 무리다. 그래도 주로 소형 SUV를 타는 2030세대 생활 패턴에 비춰보면 큰 짐 싣고 내리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6대 4 폴딩시트를 넣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문제는 운전석과 조수석 내부 공간. 이 수납 공간이 상당히 짜다. 빠듯이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꽂을 만한 공간은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 2030세대 필수품인 랩톱을 넣을 수 있을 만한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단순 출퇴근 이동수단에 방점을 찍는 운전자라면 모르겠으나 차내에서 친절한 수납 공간을 기대하긴 어렵다.

4) 편의 장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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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이고 있을 건 두루 갖췄다. 운전석에만 부분적으로 냉난방을 작동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모터 등 전장부품에서 나오는 열을 활용해 난방 효율을 높인 시스템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운전석, 조수석 발열, 통풍 시트도 기본에 충실하다.

코나EV 전 모델에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 안전장치가 기본 적용됐다. 부주의한 운전 패턴을 감지하면 경고음이 울리는 것도 센스 있다.

기본 장착된 내비게이션을 통해 충전기 위치와 사용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평가할 만하다. 배터리 잔량이 일정량 이하로 낮아지면 내비게이션에 가까운 충전소를 검색할 수 있는 팝업창이 나온다.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선택하면 배터리 잔량과 차량 위치가 현대차 긴급 출동센터로 자동 전송돼 원하는 곳에서 무상으로 충전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나름 깨알 같은 디테일을 챙겼다.

5) 연비 : ★★★☆


코나EV 최대 강점이다. 부쩍 늘어난 항속거리(1회 충전에 달릴 수 있는 거리) 말이다. 64kwh 배터리 기준으로 한번 충전하면 406㎞를 달릴 수 있어 서울~부산(약 370㎞) 편도 운행이 가능하다.

1회 충전에 약 200㎞를 달렸던 종전 '아이오닉 일렉트릭'보다 두 배 이상 내공이 강해진 셈이다. 전력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인 통합전력제어장치(EPCU)가 들어있어 새는 전기를 철저히 틀어막았다.

이날 각종 전자장비를 켜고 왕복 180㎞를 달렸지만 배터리 잔량은 60% 이상 남아 있다. 평균 연비도 8.0㎞/kwh로 제법 쏠쏠하게 찍혀 있다. 세계 최초 소형 SUV가 가진 타이틀에 걸맞은 스펙이다.

6) 가격: ★★★

세제 혜택을 이것저것 끌어모으면 최저 2000만원대에서 시작한다. 국고 보조금(1200만원) 수령을 기준으로 모던 모델은 4650만원, 프리미엄은 4850만원이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별로 받을 수 있는 보조금(500만~1000만원)을 더하면 모던은 2950만원, 프리미엄은 3150만원(서울 기준)에 살 수 있다. 나쁘지 않은 경쟁력이다.

7) 총평: ★★★


코나EV는 꽤 훌륭한 출퇴근 차다. 국내에 돌아다니는 어떤 전기차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가성비를 갖고 있다.

각종 안전사양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한 것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각종 공간 활용성과 편의 장비를 감안하면 패밀리카로까지 활용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도심 생활 패턴을 갖고 있는 합리적인 2030세대라면 엔트리카로 상당히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김정환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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