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고려사항 1순위가 투숙하는 호텔인 것처럼 크루즈 여행 때 고려사항 1순위는 타고 가는 크루즈의 종류다.
크루즈 여행 때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건 기항지. 사실 크루즈 여행의 매력은 기항지 투어다. 아무리 지루할 틈이 없다고 해도 바다 위, 솔직히 지루할 수밖에 없다. 다이내믹함과 리듬을 더하는 기항지, 이번 라인업은 코스타 세레나호만큼이나 매머드급이다.
중국 기항 포인트는 상하이다.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 상하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다. 옛 상하이의 정취를 만끽하고자 한다면 푸시의 번드 리버사이드 지구로 가 보자. 근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거주 지역으로 다양한 유럽식 건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하이는 황푸강을 중심으로 푸둥과 푸시 두 곳으로 나뉜다. 박물관 도서관 대극장까지 화려한 스카이라인으로 유명한 푸둥은 동방명주 타워가 랜드마크로 꼽힌다. 푸시는 그야말로 옛날 상하이 그대로의 분위기. 번드 리버사이드 지구를 놓치지 말자.
러시아는 빼놓으면 섭섭한 포인트 블라디보스토크를 찍는다. 러시아 대표 항구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으로 연해주에 위치한다.
`동방을 지배하라`는 뜻의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동해 연안의 최대 군항지이자 전진기지로 태평양 극동함대 요새, 혁명광장 등에서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기항지는 다시 일본. 장난꾸러기 요괴의 마을 사카이미나토를 찍는다. 한국인들에겐 낯선 곳이지만 이곳 요즘 핫하다. 사카이미나토는 일본 3대 명산 중 하나인 다이센산을 끼고 있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가옥이나 거리의 특색 있는 상점을 둘러보며 사진을 남기거나 쇼핑을 즐기기 좋다. 특히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인 `게게게 기타로`의 요괴 캐릭터 동상과 사카이미나토역에서 요괴 열차를 만나기 위해 300만명 넘는 여행객이 찾고 있다.
크루즈 하면 반감부터 가는 여행족도 많다. 하지만 인생을 반추하는 시점이 되면, 그리고 세상사가 힘들어질 때쯤 되면 누구나 완벽하면서 분리된 힐링을 꿈꾼다. 딱 그 시점, 버킷리스트가 되는 게 이 크루즈다.
크루즈 여행 하면 보통 경제적·시간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이 즐기는 호화 여행으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해외 승선지로 이동하기 위해 들어가는 항공료가 여행 단가를 높임으로써 자연스레 문턱이 높아진 탓이다.
하지만 틈새는 있다. 게다가 한국 출발인데 망설일 것 없다. 실제로 2010~2018년까지 한국에서 출발하는 다양한 일정의 크루즈 상품이 쏟아지면서 전세선 크루즈가 나날이 활기를 띠고 있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크루즈의 로망을 실현한 인구가 어느새 4만명을 넘어섰다.
갑갑하신가. 뿅 하고 사라지고 싶으신가. 그렇다면 볼 것 없다. 10월, 단풍 크루즈, 달려가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