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현의 pick] 유린기정동현 음식칼럼니스트입력 2024.08.17. 00:40 찜기 속 만두의 기분이 이랬을까? 저녁 나절이었지만 몸을 덮치는 더운 기운은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 도로를 달리는 차의 배출 가스, 좁은 인도에서 스쳐 지나가는 행인의 체온 모두가 여름의 한 부분 같았다. 서울 신논현역에서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쪽으로 방향을 잡고 길을 걸었다. 왼쪽으로 주유소가 있었고 그 바로 뒤,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다닥다닥 붙은 ‘서초오피스텔’이 있었다. 목적지는 그 건물 지하의 한 중국집이었다.좁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예스러운 글자체로 ‘중국집’이라고 쓴 간판이 보였다. 중국집 위에는 또 조그맣게 한자로 ‘경파(鯨波)’라는 글자가 붙어 있었다. ‘고래 같은 파도’라는 뜻이니 이 집 기세가 만만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