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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NO도 LTE 속으로…시장확대는 한계"

오완선 2012. 8. 17. 21:46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이동통신재판매(MVNO·알뜰폰)사업자들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서비스를 시작한다. 그러나 MVNO 시장 확대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통사 중심의 단말기 유통구조, 높은 망이용대가(도매대가), 단말기 수급의 어려움 등으로 '판 키우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17일 업계에 따르면 에넥스텔레콤은 9월, CJ헬로비전, 온세텔레콤, 프리텔레콤 등은 연내 LTE MVNO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5200만여 명 중 MVNO 가입자는 85만 명 정도로 약 1.6%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에 3G(세대) 서비스만 제공할 수 있었던 MVNO 사업자도 주목받고 있는 LTE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면서 가입자 확대에 힘을 싣을 수 있게 됐다.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는 이달 중 100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LTE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1년여 만으로 빠른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MVNO 업계에서는 이통사 중심의 단말기 유통구조, 높은 망이용대가(도매대가), 최신 단말기 수급의 어려움 등으로 MVNO 시장 활성화에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단말기 유통구조는 이통사가 신규 가입자에게 단말기 보조금을 주면서 약정기간 동안 발을 묶어 두는 방식이다. 문제는 MVNO 사업자들은 보조금을 지급하기 어려워 이통사에 비해 가입자 확보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MVNO 사업자들은 매출의 55% 가량을 망이용대가로 이통사에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고 단말기가 있거나, 기존 이통사와의 약정기간이 끝난 이용자가 가입자의 대부분이다.

한국MVNO협회 관계자는 16일 "이통사가 이동통신 서비스와 단말기를 결합해 판매하는 구조가 깨져야 한다"면서 "이통사는 한해 7조원 가량을 단말기 보조금으로 쓰고 있다. 최근 LTE 보조금으로 100만원까지 지급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MVNO사업자는 망이용대가가 매출의 55%를 차지하는데 마케팅비, 인건비 등 부대비용 지출도 감안해야 해 신규 가입자가 단말기를 구입할 때 보조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면서 "망이용대가가 현재보다 15% 가량 더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말기를 직접 수급하는 MVNO 사업자는 단말기 수급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이통사와 보조금 경쟁을 벌이면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업계에 따르면 단말기 5종을 내놓은 CJ헬로비전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으로 MVNO 가입자가 10만명을 돌파했으나 단말기 할부지원금(2년 약정 기준)지급에 따른 출혈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망이용대가도 MVNO 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MVNO사업자는 망 투자나 유지비가 들지 않아 통신 요금이 이통사 보다 30~40% 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현재의 망이용대가 수준으로는 이통사와 경쟁할 만한 다양하고 저렴한 데이터 정액 요금제를 출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MVNO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으로부터 망을 빌려쓰는 MVNO사업자의 경우 데이터 요금이 메가바이트(MB)당 141원에서 21원 가량으로 많이 낮아지긴 했다"면서도 "이통사는 (LTE 요금제에서 데이터를 초과 사용시)메가바이트(MB)당 6원부터 20원 수준으로 내놓고 있어 사실상 경쟁에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KT로부터 망을 빌려쓰는 MVNO 사업자와 KT간 망이용대가 협상이 진행 중"이라면서 "데이터 사용 증가에 따라 음성 위주에서 데이터 위주로의 요금제 개편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망이용대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단말기 수급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MVNO사업자가 연내에 LTE서비스를 시작해도 기존 3G 스마트폰에 '유심'(USIM·가입자 식별 카드)을 갈아끼우거나 중고 단말기 이용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MVNO 시장에서 가입자를 모으기란 쉽지 않다.

LTE 서비스가 태동한 지 1년여 남짓된 상황에서 중고 단말기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사로부터 공급받는 단말기 양이 한정돼 있는 데다 보조금의 하나인 제조사의 장려금도 적어 최신형 단말기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