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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에 '혈압주의보'… 모자·장갑·마스크 필수..

오완선 2012. 12. 25. 11:45

입력 : 2012.12.25 03:01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커져
영하 1도씩 떨어질 때마다 돌연사 위험 2%씩 늘어… 당뇨·알코올중독자 특히 위험
머리·목, 추위 직접 노출 막아야… 주머니에 손넣고 걷다간 넘어져

전국에 한파(寒波)가 몰아치고 있다. 이럴 때 건강상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등 추울 때 발생 위험이 커지는 질환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외출 시에 체온을 유지하는 방한 복장의 핵심인 모자, 목도리, 마스크가 필수다.

일반적인 옷차림에서 추위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부위는 머리와 목, 손이다. 따라서 질감이 있는 모자를 써야 한다. 머리와 귀는 추울 때 체온을 많이 빼앗기는 부위다. 추울 때 머리와 귀를 잘 보호하지 않을 경우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머리와 귀를 모자로 덮는 것만으로도 체온 보호 효과가 크다. 목은 피부가 얇아 추위 노출 시 열 손실이 큰 부위다. 목도리만 잘 활용해도 보온 효과가 좋다. 마스크는 찬 공기가 직접 폐로 흡입되는 것을 막아,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데 좋다.

손은 우리 몸 중에서 체온이 낮은 부위 중 하나다. 외출 시 장갑을 끼지 않으면 춥다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미끄럼에 대한 대처 능력을 떨어뜨려 낙상의 원인이 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있으면, 이른바 '이중창 효과'로 두꺼운 옷 하나만 입는 것보다 훨씬 체온 유지가 잘 된다.

 
그렇지 않으면 한파 속에서 혈압은 크게 상승한다. 강추위에 노출되는 팔·손, 목, 얼굴의 혈관이 수축해 피가 심장이나 체내 중심부로 상대적으로 몰린다.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과 뇌혈관에 부담이 늘면서 심근경색증이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0년 발생한 심혈관 질환의 월별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심근경색증은 12월, 급성 뇌졸중 환자는 1월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한파와 관련한 의학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 상태에서 1도씩 더 떨어질 때마다 돌연사 위험은 2% 증가한다. 돌연사 대부분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숨겨져 있던 심근경색증으로 발생한다. 유럽 15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겨울철에 기온이 1도 떨어질 경우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1.72% 늘고, 호흡기계 질환 사망자는 3.3% 늘어났다.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저체온증도 많이 생길 수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 17개 응급센터를 대상으로 저체온증 환자 발생 상황을 분석한 결과 체감 온도가 1도 떨어질 경우 저체온증 발생 사례는 8% 증가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 송경준 교수는 고령자는 추위에 따라 혈관을 수축 이완해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혈액 순환이 안 좋은 당뇨병 환자, 말초혈관 질환자, 알코올중독자 등은 한파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추위는 전립선비대증도 악화시켜 방광에 소변이 차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