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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김준기 `화룡점정`…대우일렉 인수로 `전자 30년 꿈` 실현

오완선 2012. 12. 26. 21:59

종합전자회사로 도약하려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계획이 계열사 경쟁력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동부그룹 내 전자계열사인 동부로봇(로봇), 동부라이텍(조명), 동부하이텍(반도체)이 두루 두각을 나타내며 최근 1~2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해오고 있다. 여기에 가전영역의 대우일렉트로닉스까지 내년 초 인수하면 종합전자기업 동부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내년은 김준기 회장이 전자사업에 진출한 지 30년째다. 동시에 종합전자기업 동부의 원년이 되는 셈이다. 김 회장은 1983년부터 전자사업에 대한 소망을 하나씩 실현해왔다. 그의 첫 도전 분야는 반도체 사업이었다. 1983년 미국 몬산토와 합작해 반도체 웨이퍼 회사를 차렸고, 1992년 웨이퍼 소재인 다결정 실리콘 양산 기술을 개발해 독일 최고 화학기업 바커에 팔았다. 국내 기업이 선진국에 첨단기술을 수출한 첫 사례다. 동부는 1997년 동부전자를 설립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이래 2002년 아남반도체를 인수해 동부하이텍을 세웠다. 이 회사는 2010년 특화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분야 세계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다. 반도체 사업이 안정궤도에 접어들자 동부그룹은 전자사업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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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는 2010년 다사로봇과 일본 에이테크를 인수해 동부로봇을 설립하고 로봇사업에 진출했다. 이듬해 산업용 로봇과 인간을 닮은 지능형 로봇 휴머노이드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국내외 전자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동부그룹은 LED(발광다이오드) 패키징과 응용제품을 생산하는 알티반도체(현 동부LED)와 LED조명을 생산하는 화우테크(현 동부라이텍)를 차례로 인수함으로써 LED 사업 분야의 수직계열을 완성했다.

최근 발광다이오드 조명 분야 계열사인 동부라이텍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광효율을 지닌 LED투광등 개발에 성공했다. 빛을 모아 일정한 방향으로 빛을 내는 조명인 투광등은 건물 외벽, 공장, 박람회장 등 산업시설물 천장에 주로 이용된다. 동부라이텍이 개발한 투광등은 200w급으로 단위소비전력당 100루멘(촛불 1개 밝기)의 밝기로 경쟁사보다 30% 밝은 빛을 자랑한다.

동부는 다른 계열사를 통해서도 전자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동부솔라를 통한 태양광사업을 지난해 9월부터 준비 중이며, 동부CNI는 IT사업과 전자재료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우일렉 인수가 완료되면 동부그룹은 전자 분야의 소재, 부품, 완제품 라인업을 모두 갖추게 된다. 대우일렉 인수가 종합전자기업으로서의 화룡점정인 셈이다.

대우일렉은 대우그룹 해체 이후 부침을 겪으며 사업 규모가 줄었으나 백색가전 분야에서 30년간 쌓은 노하우와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