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 불리는 나무다. 그 모양이 참 아름답기도 하고 신비롭다. 산에 가는 흔히 볼 수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한라산 등지에서만 서식한다. 주로 높은 산이나 추운 지방에서만 자라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눈에는 자주 띌 수 있다. 기이한 모양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정원수로도 널리 쓰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생수종이기도 하다.
함백산에서 태백산 올라가는 길에 등산로 옆으로 수백 년의 풍상을 견딘 듯한 주목들이 간혹 눈에 띈다.
주목이 가장 많은 군락을 이룬 곳이 소백산 정상 비로봉 부근이다. 200~400년 된 주목 15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주목 군락지인 소백산 주목 군락은 식물학적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백년의 풍상을 견디기 힘든 듯 받침대를 받치고 있는 주목. 주목은 천연보호수종으로 보호받고 있다.
줄기가 꼬이고 곁가지는 아래 위로 굴곡을 만들어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대부분 나무는 5m 내외 정도 되며, 둘레는 일정치 않으나 2m 정도에서 밑으로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있다. 이는 소백산의 강한 바람과 눈의 영향인 듯하다. 자연 적응하기 위해 가지를 낮춰 자라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는 벚나무, 개암나무, 신갈나무 등이 자라고 있으며, 능선 근처에는 우리나라 특산종인 모데미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태백산 자락에 한 곳을 차지하고 있는 아름다운 주목의 모습.
소백산 비로봉 정상 아래 군락 군락지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붙어 있다. ‘19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망봉과 연화봉에 이르는 능선을 따라 3만여 그루가 분포되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이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원래 주목은 교목으로서, 곧바르게 성장하는 수목이나 이곳의 주목은 고지의 강풍으로 인하여 대부분 휘어져 있어 그 형상이 기묘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주목.
주목(朱木)이란 이름은 원래 나무의 껍질이 붉은 색을 띠고 목재도 붉은 색이어서 붙여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오래 살고, 목재가 단단해서 잘 썩지 않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주목의 생명력은 매우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목은 수피가 조금 붉은 빛을 띠는 게 특징이다.
설악산에서 자라는 주목은 원줄기가 비스듬히 자라면서 땅에 닿는 가지에서 뿌리가 내리는 종이 있는데, 이를 설악산주목이라고 한다. 설악산 정상 대청봉 근처에서 눈잣나무와 같이 자란다. 대청봉 올라가는 등산로 바로 옆에 세찬 바람이 부는 그곳에서 누워서 자라는 바로 그 나무다.
세찬 바람과 세월의 무게를 견디기 힘든 듯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다.
최근 들어 주목이 주목받는 이유는 나무껍질에 소량 함유되어 있는 항암물질인 택솔(Taxol)이 미국암연구소 연구팀에 의해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발표와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택솔을 대량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현재 난소암과 유방암 말기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항암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원래 주목엔 독성물질이 강하다고 한다. 일부 종교에서는 신비스런 약을 만드는데 사용됐고, 옛날에 유럽에서 화살촉에 주목의 독을 발라 전쟁을 치렀다고 전한다.
태백산 등산로 옆의 주목들.
주목의 꽃말은 고상함과 비애, 그리고 죽음이라고 전한다. 그만큼 고상하고 기묘한 나무다.
현재 소백산 주목군락지에는 등산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태백산이나 다른 산에서는 등산로 옆에서 그냥 자라고 있다. 다만 천연보호수종이라는 이름표는 달고 있다. 태백산에서는 나무마다 번호표 하나씩 달고 있는 것이 바로 천연보호 받고 있는 주목의 이름표인 셈이다.
아름답기도 기이하기도 한 주목.
가지가 자란 모습이 어떻게 저렇게 자랄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기이하게 뻗어 있다.
태백산 주목 옆으로 한 등산객이 오르고 있다.
가지는 없고 몸통뿐인 주목.
속이 텅 빈 주목이 자라고 있다.
소백산 주목군락에 있는 안내문.
소백산 정상 비로봉 아래 자생하고 있는 주목 군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