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야기. 전복죽
- 전복. 사진=쿡쿡TV
전복은 패류 중에서 가장 맛이 좋고 귀해 ‘패류의 황제’라 불린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이 전복을 강장제로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실제로 전복은 맛이나 영양에서 다른 해산물을 압도한다. 단백질과 비타민 외에 칼슘, 인 등 무기질도 풍부해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다. 피부미용·자양강장·산후조리·허약체질 개선 등에도 효능이 뛰어나 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전복은 미역과 다시마 등 해초를 뜯어 먹고 산다. 사람이 직접 섭취해도 건강에 좋은 ‘바다의 채소’를 먹고 살을 찌우니 영양을 듬뿍 담아낼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전복이 많이 채집되는 곳으로 완도와 제주도를 꼽는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전복요리를 향토음식으로 삼아 보양음식·별미음식 등으로 크게 애용한다. 전복을 이용한 요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전복죽이다. 흰 쌀과 전복으로 만든 전복죽은 뽀얀 국물과 재료가 어우러져 고소하고 진한 특유의 향과 함께 입에 착 들러붙는 기막힌 식감을 가졌다.
- 전복죽. 사진=쿡쿡TV
사실 전복의 맛이 가장 좋은 계절은 여름이다. 단, 여름보다는 가을과 겨울에 전복죽을 즐겨먹는데, 이는 전복죽이 감기에 걸린 환자들의 원기회복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복으로 죽을 쒔을 경우 영양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소화가 잘 돼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전복의 내장은 젓갈을 담는데 사용하기도 하지만 죽에 그대로 넣는 경우가 많다. ‘가웃’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전복의 내장을 죽에 넣으면 초록빛 ‘바다 색깔’이 죽에 스며 더욱 맛깔스러운 모양새를 낸다. 모양뿐만 아니라 한층 깊은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전복의 내장이 초록색이 아니라 노란색인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암컷이다.
우리네 선조들은 일찍부터 전복을 귀한 음식이라 여기고 먹어 왔다. 산후 7일 안에 산모의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전복을 고아 먹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믿었으며, 임금에게 올릴 진상품에 빠지는 법이 없었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장(腸)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가 먹어도 좋다.’라고 전복 먹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