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성경시대 8.

오완선 2013. 12. 24. 19:34

성경시대

 

남의 떡이 더 커 보일 때가 종종 있다. 요리 재고 조리 재고 고르고 골라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같이 살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어 결혼을 한다. 하지만 뒤늦게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자기 발등을 찍고 싶어진다. 왜 진작 못 만났을까, 왜 이제 나타난 걸까, 안타깝기 그지없다. 혼인이란 게 썼다 지우거나 샀다 물렀다 할 수 있는 거라면 참 좋으련만 그러지 못하는 세상이 원망스럽다. 그래서 매디슨카운티의 다리처럼 아쉬워도 잠깐 스치는 인연이라고 애써 핑계 대며 포기한다. 그런데 무슨 때마다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게 되는 친구 아내나 남편 친구들은 다르다. 연애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완전히 내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친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어설픈 관계일 때 애인 자랑하고 싶어 성급하게 친구들 모임에 데려갔다가 사팔뜨기 돼 고무신 바꿔 신는 사람들 여럿 봤다.

 

요즘이 바깥나들이 가기 딱 좋은 계절이다. 코에 바람 좀 쐬면서 스트레스 좀 날리면 좋겠는데 애들은 공부한답시고 안 따라나서고, 부부만 달랑 가자니 재미없고, 친구네 부부랑 같이 가면 그나마 즐겁다. 친구 아내를 서로 제수씨라고 부르면서 매일 보는 아내에게서 못 느끼는 색다른 느낌 때문에 끌리기 쉽다. 물론 여자 쪽에서도 같은 마음으로 쿵짝이 맞을 때 일은 벌어진다.

 

잘못된 만남,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친구 아내에게 찝쩍거린 남자들이나 남편 친구를 좋아한 여자들이 있다. 콘돔 제조업체인 듀렉스사는 34개 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열 명 중 한 명은 절친한 친구의 연인과 섹스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여성(7%)보다는 남성(12%)의 비율이 더 높다.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Nicolas Sarkozy)는 조강지처를 버리고 친구의 아내 세실리아와 재혼을 했고, 오페라 ‘나비부인’을 작곡한 푸치니(Giacomo Puccini)는 부인을 놔두고 친구 아내와 불륜에 빠져 야반도주를 했으며, 타이거 우즈(Tiger Woods)의 새 애인 앨리스는 전처인 엘린과 어려서부터 친구 사이였다.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은 비틀스의 멤버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의 곡 ‘While my guitar gently weeps’에 기타를 연주해 준 인연으로 절친한 친구가 돼 조지의 집에 초대돼 같이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졌다. 여기서부터 불행은 시작됐다. 에릭이 조지의 아내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 버렸고, 끈질기게 유혹해 친구 아내는 남편과 이혼하고 남편 친구와 결혼했다가 몇 년 살고 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더 웃기는 일이 벌어졌다. 친구가 자기 아내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앙갚음으로 자기도 친구 아내와 자야겠다고 요구했다. 남편이 간통죄로 콩밥 먹을 신세가 되니 갸륵한 아내가 하룻밤을 몸으로 때운 황당한 스와핑 사건이다.

 

남편 친구나 친구 아내들 중에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잠자리에 누웠는데 자꾸 친구 아내의 얼굴이 떠오르고, 남편 친구의 모습이 생각나면 더 흥분되고 몸이 달뜬다. 남편이 아닌 남자와 잔 것 같은 기분, 아내가 아닌 여자와 간음을 한 느낌이 들 때 야릇한 미소를 흘린다. 십계명을 어기는 것이지만 야한 상상은 들키지 않아서 좋다. 그러나 사는 게 속 빈 토란 맛이라고 친구 부부랑 자꾸 놀다간 큰코다치지 않을까?

 

성경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3.11.04기사입력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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