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성경시대 7.

오완선 2013. 12. 24. 19:30

성경시대

 

잠자리에서 전희(前戱)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아니다. 그런데 새알심 빠진 팥죽처럼 전희를 건너뛰고 바로 본게임으로 넘어가는 중년 부부가 수두룩하다. 컴컴한 곳만 있으면 키스 못 해 안달일 때는 언제고, 결혼하고 나니 키스는 똑 떼어먹고 젖꼭지 슬쩍 비틀고 저 아래 틈바구니도 손가락 하나로 쿡 찔렀다 빼는 게 고작이다.

 

남성들은 발기가 되면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본다. 성적인 흥분을 느끼면 빠르게 정상을 향해 올라가 야호를 외친 후 바로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는 싱글 오르가슴을 느낀다. 그러나 여성의 몸이 달아오르면 질에 혈류량이 증가해 전정이라는 질구(膣口)의 혈관 주머니가 에어백처럼 부풀어 올라 음경을 감싸 밀착되기 때문에 남녀 모두 자극 강도를 올려 기쁨을 주게 된다. 그러니까 여성은 손과 입으로 뜸을 들여줘야 한다. 매스터스(Masters)의 연구에 따르면 전희 15분에 삽입 5분 한 섹스가 갑자기 삽입하고 15분 한 섹스보다 여성에게 더 큰 만족을 준다고 했다. 여성의 성 반응은 남성보다 무려 4배나 늦다. 여성에게 전희는 선택이 아닌 필수요, 전희가 없는 성교는 동물의 교접에 불과하다. 할 때마다 오르가슴을 느끼는 남편과 같이 자는 아내는 평생 맛도 못 보고 불쌍하게 사는 경우가 많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조사 결과 자기가 전희를 하지 않는다는 남편은 2%에 불과했으나 아내들은 8.9%라고 답했다. 아내들은 남편들이 하는 척만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남편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전희를 하지 않거나 5분 이내로 한다는 남성은 27%, 여성은 48.3%로 나타나 남성의 절반가량은 성의 없는 전희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성생활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3.5%만 전희를 안 하지만 불만족인 사람들은 31%나 전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들도 여자에게 애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남편들이 잡아다 놓은 물고기에 떡밥을 주고 싶지만 줄 수 없는 이유는 포옹을 하고 키스를 할 때까지는 성기가 발딱 서 있었는데 아내를 위한답시고 꼼꼼히 방방곡곡 침 바르다 보면 음경이 풀떼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자기 것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발기가 됐을 때 잽싸게 들어가는 게 장땡이다.

 

수컷 원숭이는 절대로 성급하게 굴지 않는다. 수컷이 암컷의 엉덩이에 올라타는(mounting) 것은 한 번에 7~8초 정도로 짧기 때문에 그 사이에 암컷을 오르가슴으로 이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암컷은 얼마 있다가 탄성을 질러댄다. 수컷이 암컷에서 떨어져 조금 쉬었다가 다시 삽입하고 또 쉬었다가 들어가기 때문에 암컷이 흥분에 싸여 극치에 도달하면 그제야 사정을 한다. 암컷이 만족하지 않으시면 사정하지 않는다는 갸륵한 교미 방식이다. 남자를 원숭이에 비교하느냐고 화를 내면 드릴 말씀은 없지만 무턱대고 삽입하는 남편들은 조금 찔릴 것이다.

 

남편이 정력이 약해서 애무를 해주고 싶어도 못 해준다는 것은 다 핑계일 수 있다. 후딱 해치운 후 볼 장 다 봤다는 듯이 돌아누워 자는 남편의 뒤통수를 톡 때리고 싶다. 앞을 잘라먹었으면 하고 나서라도 꼭 안아주면 좋으련만 뒤도 댕강 잘라먹는 심보는 뭘까?

 

 

성경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3.11.11기사입력 2013.11.11

'car2 > 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경시대 9.  (0) 2013.12.24
성경시대 8.  (0) 2013.12.24
성경시대 6.  (0) 2013.12.24
성경시대 5.  (0) 2013.12.24
성경시대 4.  (0) 2013.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