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성경시대 11.

오완선 2013. 12. 24. 19:40

성경시대

 

세상에서 가장 치사한 인간 중의 하나가 아내를 패는 인간이다. 총각이 아가씨를 때리려고 결혼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남편은 왜 아내를 때리게 됐을까? 열아홉 처녀 때는 수줍던 그 아내가 첫아이 낳더니만 고양이로 변하고, 눈 밑에 잔주름이 늘어가니 무서운 호랑이로 변해버려서 그럴까? 아내도 남편을 때려주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사실은 여성보다 남성들이 얻어터질 짓을 더 많이 하면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그런데도 쪼잔한 남자는 돈 벌어다준다는 것을 무기 삼아 치사하게 아내를 함부로 대하거나 밖에서는 찍소리 못 하고 꼬리 팍 내리는 겁쟁이가 집에 들어와서는 애꿎은 아내에게 큰소리치며 화풀이를 한다. 또 남편에게 말대꾸를 하면 ‘하늘 같은 남편’에게 감히 여자가 대든다고 때리며 입을 다물게 한다.

 

여자가 남편의 화를 돋우기도 하는데, 이때는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어이구, 이걸 그냥’ 하며 눈을 부라리는가 하면 ‘때려 봐 때려 봐’ 하면서 얼굴을 들이대면 진짜 때린다. 한 대 맞은 여자가 눈을 까뒤집으면서 ‘죽여라 죽여’라고 소리치는 것 또한 센스 없는 짓이다.

 

남편에게 폭행당한 아내는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절망감을 느낀다. 용서가 안 될 뿐 아니라 비참해진다. 자주 얻어맞는 여성은 자존감이 낮아 자신을 비하하며 괴로워하지만 대항할 생각을 못 한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계속 맞던 여자가 남편이 안 때리면 불안해서 스스로 잔소리를 하거나 바가지를 긁어서 기어이 맞고 나야 편안해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남편에게 거칠게 취급받기를 좋아하고, 신체적인 고통을 통해 지배받기를 즐거워하는 미친 여자도 가끔 있다.

 

남자들이 자꾸 때리니까 1997년에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폭력을 제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때리던 남자들이 ‘법이 생겼으니 때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성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국 가정폭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부부폭력 발생률은 40.3%로 나타났다. 정서적 폭력이 33.1%로 신체적 폭력 11.6%를 크게 앞섰다.

 

정서적 폭력이란 배우자를 모욕적인 어투로 비하하는 것, 때리려고 위협하는 행위, 배우자의 물건을 파손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주기적이고 반복되는 구타로 거의 매일 맞거나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매를 맞는 여자들이 많다. 더 기가 찬 것은 남자가 때릴 만하니까 때렸고, 여자는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았다는 식의 가부장적인 사고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일까? 눈탱이 밤탱이 되게 때려 부어터진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싹싹 빌며 약을 발라주거나 계란으로 문질러 주는 이상한 놈도 있고, 몽둥이로 때려 입술에서 피가 질질 흐르는 아내에게 다른 몽둥이(?)로 위로해 준답시고 욕구를 채우는 야비한 놈도 있다. 이게 바로 부부강간이다.

 

혼인으로 인해 부부는 성관계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배우자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요할 권리는 없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한 결혼이다. 안아주고 만져주고 아낌없이 사랑해주며 살아도 짧은 인생이다. 때린 남편과 맞은 아내가 잠자리를 하면 꽤 좋을까?

 

 

성경원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3.10.08기사입력 2013.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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