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성경시대 38.

오완선 2013. 12. 2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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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생활 속에 커피 한잔의 여유는 살아가는 데 큰 즐거움이다. 2010년 커피 수입량은 11만7000t으로 성인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커피 312잔을 마시며, 직장인들은 하루 평균 2.8잔을 마신다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 따라잡는 것은 알아줘야 한다. 주로 출근하고 바로, 점심식사 후, 업무 집중이 잘 안 될 때, 졸릴 때, 수다 떨 때, 한가할 때 습관처럼 마신다.

최근에는 과학적 분석과 임상실험 결과, 커피가 몸에 해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의학적인 관점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커피 한 잔에는 약 40~108㎎의 카페인이 들어 있는데 보통 하루 대여섯 잔 정도의 커피는 신체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한다.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커피는 성적 자극제와 최음제로 여겨졌다. 그리고 과학은 커피가 생화학적으로 그리고 행동학적으로 성(性)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뒷받침해 줬다. 바흐는 커피와 성욕의 관계라는 되풀이되는 주제에 초점을 맞춘 ‘커피 칸타타’를 작곡했으며 ‘아, 커피는 얼마나 달콤한가! 천 번의 키스보다 사랑스럽구나’라며 커피를 극찬했다. 그런가 하면 커피하우스에 남성들만 들락거릴 수 있었던 1674년, 런던의 한 여성단체는 “커피라는 야만적 음료가 정액을 말려버리는 바람에 남성들은 몸에 물 한 방울 남지 않은 채로 단단한 것이라고는 관절밖에 없다”며 런던 시장에게 커피를 금지하는 것만이 자신들의 성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커피가 정말 성 기능을 좌지우지할까? 적당량의 카페인은 사람을 흥분시키는 작용을 하고 신경을 자극해 활동 능력을 높일 뿐 아니라 불안과 공포감도 가시게 하고 스트레스를 없애주기 때문에 밤일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다. 게다가 커피를 마시면 당뇨병을 예방하고 심장질환이나 전립선암의 발생률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부부가 진하게 사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미시간주의 워시트노(Washtenaw)에서 노인 성생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심장질환·요실금 환자, 신경안정제 복용자들은 성생활 능력이 떨어지나 하루에 한 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성생활 능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 이후 여성이 하루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성관계 횟수가 늘어나며 남성도 남성호르몬이 커피 섭취량과 비례로 증가해 성생활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도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신경전달 물질인 아데노신의 활동을 억제해 일과 공부에 관련된 교감신경의 반응을 촉진하면서 성행위를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을 억누르기 때문에 성교 시에 흥분제 역할을 한다는 것은 틀린 생각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커피를 물처럼 입에 달고 사는 남자는 음경 해면체 강도가 떨어지고 발기력도 시원찮게 된다. 그러니까 은은한 커피 향에 취해 코와 입이 호사를 하면 할수록 아랫동네는 맥을 못 추게 되는 셈이다.

커피는 기호식품일 뿐이다. 성 기능에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으니 지나친 기대나 낙담은 안 하는 것이 맞다.

그래도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기 전 침대에서 음악을 들으며 대화하면서 연한 커피에 위스키 한 방울 똑 떨어뜨린 애프터 일레븐 커피(After eleven coffee)를 마시면 속이 뜨끈해지고 흥분되면서 불끈 솟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버릴 수 없을 것 같다.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3.03.15기사입력 201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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