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성경시대

오완선 2014. 1. 16. 12:50

 

성경시대

 

우리가 아프다고 무심코 먹는 약들은 거의 다 성기능에 나쁜 영향을 준다. 조금만 아파도 엄살떨며 약을 원기소 주워 먹듯 먹다가는 밤일을 졸업할 수도 있다.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의 약 25%가 약물 남용 때문이라는 보고가 있으니 갑자기 성기능이 떨어졌다면 먹던 약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국제학회에서 무려 316개의 약물군이 성기능 문제에 관련돼 있다고 발표했다. 세계임포텐츠학회에서 성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된 약품의 목록을 보면 감기약, 소염진통제, 고혈압 치료제, 위궤양 치료제, 혈관 확장제, 이뇨제, 스테로이드 제제, 항암제, 향정신성 약품, 신경 안정제 등 거의 모든 약품이 포함됐다. 온갖 약들은 혈관의 노화를 촉진하고 남성호르몬 분비를 저하시키는 작용을 한다. 양상도 성욕감퇴, 발기장애, 사정불능, 유방비대 등 나쁜 것투성이다.

 

그중에서도 고혈압 약이 특히 성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주로 이뇨제나 베타 차단제 계열이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를 자주 유발한다. 하지만 알파 차단제, ACE길항제, 칼슘 채널 차단제 등이 상대적으로 성기능 저하가 적으므로 당연히 바꿔야 한다. 그러나 고혈압 약이 성기능을 감퇴시킨다고 혈압이 높은데도 약을 안 먹으면 성기능은 더 나빠진다. 고혈압 자체가 혈관내피세포를 손상시키고 혈관 벽을 딱딱하게 만들어 동맥경화로 인해 피 순환이 안 되기 때문에 남자나 여자나 성기능은 극도로 훼손된다. 이 외에도 전립선 비대증, 탈모, 여드름 치료와 관련된 호르몬 제제나 피임약들은 정상적인 성호르몬 시스템을 교란시켜서 성욕이 떨어지거나 성기 조직의 위축이 생길 수 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정신과의 각종 약물 치료제도 성기능에 악영향을 줄 때가 많다. 특히 항우울제의 경우 60%에 가까운 환자에게서 발기력 저하가 보고됐고, 남성의 사정 현상이나 여성의 오르가슴이 억제되거나 성욕도 차단될 수 있다. 많은 남성들이 탈모 치료를 꺼리는 이유도 바로 성기능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약이 성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건 1% 미만이다. 질병 때문에 복용하는 약은 양날의 칼이다. 성기능 감퇴가 무서워서 약을 안 먹자니 구더기가 무섭고 그렇다고 먹자니 장을 못 담그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성기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병의 치료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몸에 문제가 있어서 먹던 약을 함부로 끊으면 더 악화돼 성생활은 더 나빠진다. 그러니까 너무 약에 의존하거나 남용하지 말라는 얘기지 꼭 먹어야 하는데 먹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이때는 약을 무조건 끊기보다는 성기능 부작용이 적은 약물로 바꾸거나 개선할 수 있는 약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이가 들면 먹어야 하는 약이 한두 가지씩 늘어난다. 식탁 위에 각종 약을 쭉 늘어놓고 뷔페식으로 아침에 먹는 약, 저녁에 먹어야 하는 약을 골라 먹는 사람도 있고, 자기가 조금 전에 약을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나 휴지통을 뒤지는 한심한 사람도 있지만 아예 헷갈리지 않게 요일별 약통에 딱딱 나눠놓는 야무진 사람도 있다. 아무리 똑똑하고, 잘생기고, 장가 잘 가고, 자식 잘 둔 사람도 건강한 사람에게는 못 당한다. 뻔한 얘기 같지만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밤일도 잘하는 것 아닐까?

'car2 > 낙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G-Spot 찾아라.  (0) 2014.02.06
성경시대  (0) 2014.01.16
부부 유혹의 기술.  (0) 2014.01.16
성경시대 45.  (0) 2013.12.24
성경시대 44.  (0) 2013.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