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들이 우리나라를 들었다 놨다를 여러 번 했다. 밤마다 치맥이 불티난 건 새벽에 경기가 열렸기 때문이다. 한잔 걸쳐 얼굴은 불콰하고 알딸딸한 상태에서 경기를 보면서도 멋지다, 정말 잘한다, 고생 꽤나 했겠다는 생각을 다들 했을 것이다.
올림픽에 나가는 선수는 코치, 감독과 함께 어떻게 하면 좀 더 잘할 수 있을까를 늘 궁리하고 연습해 최고의 걸작품을 연출할 것이다. 우리 부부는 잠자리를 잘하기 위해 얼마나 궁리하고 연습하고 있는 걸까?
부부 잠자리는 코치도 없고 감독도 없으니 그저 아마추어 선수 둘이 알아서 해야 한다. 주로 남편이 코치 겸 감독 겸 선수까지 혼자 뛰니 뭘 잘하고, 어디가 부족한지 잘 모른다. 그렇다고 누구에게 보여줘 가며 레슨을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가끔 사이비(似而非) 선생들이 입에 거품 물고 들려주는 영웅담은 도대체 믿을 수 없는 뻥이 절반이니 안 들은 것만 못하고 딱한 노릇이다.
능력은 제각각이지만 자신이 잘하는 주특기를 살리되 반드시 잘해야 하는 것도 해야 한다. 집집마다 밤일을 하기는 하지만 일주일에 몇 번 하느냐, 한 번 할 때 몇 분을 하느냐에만 관심이 많지 더 잘해보려고 연구하고, 또 연구하고 그러는 것 같지는 않다.
잘하고 싶은 맘은 누구나 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험공부 안 하면서 성적이 좋았으면 하는 도둑놈 심보처럼 손 안 대고 코를 풀 수는 없다. 잘하는 것은 계속하고 새로운 기술을 끼워 넣어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 한다.
혼자 하는 경기는 혼자 메달을 따든지, 망해도 그뿐이지만 2인 1조 야간경기는 같이 뛰어야 한다. 할 것도 아니고 안 할 것도 아닌, 2군인지 구경꾼인지 알 수 없는 한심한 부부들은 딴 일로 싸워도 쉽게 화해가 안 돼 한 달씩 으르렁대다가 성격이 안 맞는다고 헤어지기 쉽다.
동계올림픽 동안 우리나라 사람 모두는 대리만족을 톡톡히 느꼈다. 그러나 밤일에서 대리만족은 큰 의미가 없다. 문 잠그고 둘이서 하는 게임이라 구경꾼은 필요 없고 둘만 기쁘면 된다. 그런데 유럽비뇨기과학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자 91%, 여자 85%가 섹스는 매우 중요하다고 하면서 현재 성생활에 매우 만족한다는 남자는 9%, 여자는 7%밖에 되지 않았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데다가 잘하려는 의지도 없으면서 짝꿍 탓만 하는 바보들이 있다. 밤에 요부가 됐으면 참 좋으련만 그냥 시체처럼 널브러져서 ‘나 죽었소’ 하고 누워만 있는 아내가 꼴 보기 싫고, 했던 거 또 하고 또 하고 말간 국물 나올 때까지 우려먹는 남편도 얄밉다. 장인정신(?)으로 외길만 고집하며 버티는 게을러빠진 부부도 있겠지만 웬만한 부부라면 황홀한 잠자리를 위해 키스나 애무, 체위나 맷돌질 등 한두 가지 비법은 갖고 있을 것이다.
새록새록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면 늘 흥분되는 밤이 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끝내주게 잘하는 것인지, 얼마나 죽여줄 수 있는지 한 수 배워야 한다. 자기가 가장 잘하는 걸 갈고닦든지, 잘해야 하는 걸 연습하든지 딱딱하고 쫄깃쫄깃한 훈련에, 타고난 소질까지 계발해줘야만 한다. 피나는 노력까지 더 해서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즐기면 이불 속에서도 금메달이 쏟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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