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애액(愛液)이 펑펑 쏟아지는 여자를 좋아한다. 그런데 여자들도 물 많은 남자를 선호하는 건 마찬가지다. 호주의 한 인터넷 사이트 조사 결과, 80%의 여성이 ‘물 많은 남자’를 선호한다고 고백했다.
남자들의 섹스판타지는 폭포수처럼 세차게 정액을 내뿜는 것이다. 정액 사출(射出) 강도는 남성의 오르가슴과 정력의 척도인데, 이에 따라 여성의 오르가슴 강도도 영향을 받는다. 여자들은 사정액을 많이 뿜었을 때와 찔끔 나오다 말았을 때를 알아채고 분출 강도의 차이까지 느낀다. 남자가 질 속 깊숙이 뜨거운 물총을 쫘악 쏴줄 때 여성은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사정액을 만드는 유일한 물질은 남성호르몬이다. 그런데 중년이 되면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지니 사정감도 떨어지고 사정액 양도 현저히 줄어든다.
원래는 성적 흥분이 고조돼 좋아서 미치겠으면 대뇌 관제탑에서 교감신경이라는 전용회로를 통해 부고환과 정관에 수축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때 정관과 부고환이 수축하면서 정자가 압출된다. 이렇게 밀려나온 정자가 요도 뒤쪽 폐쇄된 공간 내에 압력을 형성한다. 후부 요도로 밀려나온 정자의 압력에 의해 사정 절박감이 감지돼 사정 스위치가 눌러지면 사정 반사가 순간적으로 이뤄지고 고도로 누적된 성적 긴장이 일시에 방출된다. 다시 말해 전립선, 정낭 등 성 부속기관과 함께 구해면체근육이나 좌골해면체근육, 그리고 골반근육이 발작적으로 수축해 약 30~60㎝의 사정거리를 이루는 정액의 펌핑(pumping) 현상으로 사출하면서 거의 동시에 엄청난 쾌감으로 부르르 떨게 되는데, 이게 바로 오르가슴이다.
정액량이 예전 같지 않고 팍 줄어든 낌새를 채면 정액이 아깝다며 일부러 사정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남자도 꽤 있다. 사정 없이 끝나는 섹스는 남자로서도 개운치 않은 일이지만, 여자도 퍽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르가슴 연기(演技)는 여자들만 하는 게 아니다. 영국 웹진 보디폴리틱(Body Politic)의 엘시 오워서는 자기도 사정을 가장한 적이 있지만 다른 남자들도 83.3%나 오르가슴을 속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정신분석학자인 헤더 포마이아니도 가짜 오르가슴 연기는 남자들이 흔히 하는 짓이라고 했다. 여자들처럼 남자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할리우드 액션(Hollywood action)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은 사정을 못하면 비웃음과 조롱을 들을 것 같아서 사정한 척하는데 여자들이 눈치를 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정 후 문전에 질척한 흔적은 정액이 아니어도 질액만으로 가능하다고 우기지만 여자들도 알 건 다 안다.
부부간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안쓰러운 거짓을 주고받는 대신 섹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상책이다. 음낭을 시원하게 하면 고환에서 남성호르몬과 정자를 팍팍 잘 만들어준다. 담배 피우는 남자는 안 피우는 남자보다 정액량이 22%나 적다. 성적 흥분이 최고일 때 수축되면서 사정하게 만드는 PC근육을 잘 단련시키면 사정 강도도 세지고, 발기 강도는 물론 사정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어 일타삼피(一打三皮)다.
그러니까 혼자 놀 때도 늘 항문을 꼼지락거려야(Kegel's excercise) 한다. 부부가 저녁마다 구령 맞춰 같이 오물거린다면 잠자리가 더 화끈해지지 않을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 (www.sexeducation.co.kr) 서울교대·경원대 행정학 박사 / 일러스트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