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병원에선 햇볕 고루 받도록 병실도 부채꼴로 배열하고
푹 잘 수 있도록 快眠 연구도 활발
아침에 깨면 충분한 햇빛 받아야 밤에 뇌 활동 멈추고 잠에 빠져
TV·휴대폰 '인공 빛'은 숙면의 敵
이유는 하나, 햇볕 때문이다. 모든 환자가 창문을 접하고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4인실 직사각형 한국 병실은 창 쪽 환자만 햇볕을 받는다. 문 쪽 환자는 받지 못한다. 사선형 구조 병실에서 모든 환자가 창 쪽을 보고 누워 있을 수 있다. 환자들이 모이는 작업치료실도 창문으로 둘러싸이게 했다. 천장 쪽에도 창을 내어 태양 빛이 실내로 꽉 차 들어오는 느낌을 준다.
치매 환자가 밤에 자지 않고 배회하는 이유는 그때를 낮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온종일 어두운 조명 아래서 지내면 매일 아침 한 시간씩 늦게 일어나게 되어 나중에는 밤낮이 바뀐다. 이 때문에 햇살로 아침을 세팅해 주는 것이다. 거동이 가능한 환자들을 매일 아침 밖으로 데리고 나가 산책시키는 것도 햇볕을 받기 위함이다.
일본 최고 수면 전문가로 꼽히는 중부대 미야자키 소이치로 교수의 강의실에는 형광등이 천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기상 후 오전에 받는 빛이 밤 수면에 얼마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다. 그는 아침에 교수실로 출근해서 책상 위에 빛을 발산하는 광선세러피 기기를 얼굴 근처에 놓고 사무를 본다. 눈이 부실 정도다. 창밖이 흐렸기에 실내가 더 환해 보였다. 하지만 조도(럭스·Lux) 측정기로 이곳저곳 대보니, 실내는 기껏 500럭스였다. 구름 낀 창밖은 1만 럭스가 넘었다. 전기 빛은 태양광에 비해 턱도 없이 어둡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잠을 못 이룬다. 수면 시간은 기초대사량과 비례한다. 일 년에 몸집이 두세 배 커지는 아기 때는 거의 하루 종일 잠을 잔다. 청소년기에는 잠이 많을 수밖에 없다. 중년이 되면 대략 7시간, 노년이 오면 6시간 내로 준다. 수면을 유도·유지하는 호르몬 멜라토닌 생산도 줄어 잠들기도 힘들고 자다 깨다 뒤척인다. 그러기에 푹 늘어지게 자보는 게 소원이라는 어르신이 많다.
일본에서는 쾌면(快眠) 연구가 활발하다. 수면건강지도사라는 직업도 등장했다. 핵심은 햇빛과 멜라토닌의 극대화다. 일단 아침에 망막이 태양광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생체 시계가 각성 모드로 전환되어 혈압이 오르고 활동 호르몬이 올라간다. 미야자키 교수는 외부 빛을 막는 차양 커튼을 치고 자더라도 한 뼘은 열어두라고 권한다. 기상 즈음에 햇빛이 자는 망막을 자극하기 위해서다. 태양 빛은 눈꺼풀을 투과한다. 아침에 깨어나 두 시간 내에 충분한 빛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 기상 후 15~16시간 후에 뇌 활동이 멈추어 졸리게 되고 잠에 빠진다. 식물이 일출에 솟고, 일몰에 시드는 것과 같다.
아침 식사로 멜라토닌 원료 필수 아미노산 트립토판을 먹어야 한다. 이게 체내로 들어와 기분을 좋게 하는 세로토닌으로 바뀌고, 세로토닌은 빛의 자극을 받아 멜라토닌으로 전환된다. 밤잠을 위한 멜라토닌 양은 아침 식사 속 트립토판과 햇빛 양에 결정되는 셈이다. 트립토판은 고기와 생선, 두부, 계란, 콩, 된장, 멸치, 우유 등에 많다. 체내 생산이 안 되기에 먹어야만 조달된다. 아침을 굶었거나 잼 바른 토스트와 커피 한 잔으로 때웠다면, 그날 밤 푹 자긴 그른 셈이다.
늦은 저녁이 되면 우리 몸은 체온이 떨어지고 낮에 생산된 멜라토닌이 나오면서 슬슬 수면 모드로 간다. 이때 파란 파장의 블루라이트, 형광등 같은 백색 등이나 스마트폰·TV 등에서 나오는 빛을 받으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밤에는 가능한 주황색을 띠는 전구로, 이왕이면 간접조명 받는 게 좋다. 쾌면을 파는 특급 호텔들이 객실 조명을 그렇게 바꾼 이유이기도 하다.
인공 빛이 널린 탓에 우리는 태양 볕과 어긋나게 살아왔다 수백만 년 태양
주기에 맞춰진 몸이었기에 인지장애를 키우고 숙면을 해친다. 나쁜 잠은 만병 근원이고, 좋은 잠은 만병통치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잠 못 이루고 우울하다고요?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태양 빛으로 깨어나 트립토판과 햇볕으로 몸을 달궈 보시라. 생체 시계의 위대함을 느낄 것이다. 아침에 태양을 두 팔 벌려 맞으면, 당신의 밤은 깊어지고, 낮은 더욱 환해지리라.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09/20180509033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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