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의 분신 로봇 ‘오리히메-D’의 활약기
지난달 26일 오후 일본 도쿄 미나토(港)구 아카사카(赤坂)에 ‘분신 로봇 카페 돈(DAWN)’이라는 이름의 이색 카페가 문을 열었다. 개장 첫날 찾아간 이 카페는 얼핏 보면 여느 카페와 다를 게 없다. 30석 규모의 카페 안을 둘러봤다. 평범한 순간도 잠시. 기자가 앉은 테이블로 흰색 로봇 한 대가 다가왔다. 로봇은 메뉴판이 얹어진 쟁반을 왼팔로 들고 있었다. 높이 120cm로 눈에서 파란빛을 내는 로봇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문 받겠습니다.”
기자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다”고 하자 로봇은 “알겠습니다. 오늘 첫 손님이시네요.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주문을 받아갔다. 몇 분 후 쟁반에 커피를 담아 온 로봇은 자신을 미에(三重)현에 사는 야나기다 고키라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왔다”는 기자의 말에 로봇은 일본어투가 묻어나는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 사지마비 장애인이 응대하는 카페
이날 기자를 포함한 손님들을 응대한 종업원은 분신 로봇 ‘오리히메-D’였다. 하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카페에서 직선거리로 약 283km 떨어진 미에현 가와고에(川越)정에서 이 로봇을 원격조종한 야나기다 고키 씨(45)였다.
야나기다 씨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수영장에서 떨어져 목뼈가 부러지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목 아래 신체를 움직일 수 없는 사지마비 장애인이 된 뒤 그의 인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간병인 등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던 중 올해 온라인에서 분신 로봇 오리히메-D의 파일럿(조종사) 모집 공고를 봤다. ‘로봇을 통해 일을 할 수 있다’는 문구에 작은 희망을 품게 됐다.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야나기다 씨가 로봇을 조종할 수 있는 비결은 아이트래킹(시선 추적) 기술 덕분이다. 눈의 움직임으로 화면 속 자판을 움직여 메뉴를 선택한다. 시선만으로 전진 후진 멈춤 등 로봇의 기본 동작을 조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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