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건강

“무릎 인공관절 치환 수술 이후 나타나는 만성통증 원인은…”

오완선 2020. 5. 17. 14:17

   수정 : 2020.05.16 16:01:52


  • 국내 의료진이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후 만성 통증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인 ‘중추신경감작’의 임상 경과를 규명함으로써, 수술 후 통증 조절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중추신경감작이란 중추신경계가 통증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게 되는 현상으로 통증을 느끼는 역치가 낮아져 자극을 더 강하게 받아들여 약한 자극조차도 통증으로 느끼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유전적인 소인이 없이도 오랜 기간 퇴행성 관절염으로 야기된 무릎 통증만으로 중추신경계가 감작될 수 있으며 실제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앞둔 환자의 20~30%는 중추신경계가 이미 감작되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일부 환자에서 나타나는 만성 통증은 ‘중추신경감작’ 때문이라는 점을 임상 경과를 통해 규명했다.
    향후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의 통증 조절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료계에 따르면 인용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고인준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 2015~2016년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 222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 2년 동안 중추신경감작 정도, 무릎 상태, 만족도 등을 조사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연구대상 환자들은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무릎 기능과 영상의학검사 결과가 정상이면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우선 수술 전 중추신경감작 환자는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뒤 무릎 기능이 임상적으로 호전된 상태라도 통증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술 전 중추신경감작검사를 시행해 중추신경감작 환자군(55명), 비감작 환자군(167명)으로 나눠 수술 전과 수술 후 24개월까지 중추신경감작 정도, 통증 척도, 무릎 기능점수,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중추신경감작 환자군의 중추신경감작 점수는 수술 전과 수술 2년 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증도 비율도 비슷했다. 또 중추신경감작 환자군은 비감작군에 비해 만족도 및 삶의 질 향상 면에서 불량한 경과를 보였다. 중추신경감작 환자군의 감작 점수, 통증 점수 등의 평균값과 지속적인 통증을 경험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상생활 기능과 관련된 만족도 또한 낮았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고령화와 생활방식의 서구화로 늘어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는 환자가 8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 단계에서 시행하는 수술로 손상된 관절을 제거한 뒤 특수 금속과 플라스틱 재질로 된 인공 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의학과 의공학이 발전하면서 과거에 비해 인공 관절의 수명과 기능은 현저하게 향상되었으나 수술 후 극심한 통증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고인준 교수는 “장기간 무릎 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으로 중추신경이 감작된 경우, 무릎 관절염을 인공관절 치환술로 깨끗이 치료하면 중추신경감작도 다시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결과 말초의 통증 원인 제거만으로 이미 진행된 중추신경감작을 개선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는 수술 전 이미 중추신경계가 감작된 환자들은 성공적인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더라도 기능적인 호전이 있을 뿐 비감작 환자에 비해 삶의 질 향상 및 만족도면에서 불량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인용 교수는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시행 전 환자들의 중추신경감작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중추신경감작으로 진단된 환자에게는 수술 전부터 중추신경계 작용약물을 선별적으로 투여하고 수술 후에도 보다 적극적인 다학제 재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환자들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재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인공관절 학술지인 미국 인공관절학회지(Journal of Arthroplast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