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업무와 계속되는 미팅으로 번아웃(Burnout, 신체·정신적으로 무기력해진 탈진 상태)되기 전이나, 갇혀 지내는 일상이 지겹고 짜증 날 때 우리에게 필요한 ‘힐링 영양제’는 바로 여행이다. 여행은 지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리프레시 타임(Refresh Time)’이자, 변화를 꿈꾸게 하는 ‘전환점’이 된다. 일본은 특히 한국인에게 각별한 여행지이다. 한두 시간이면 바로 이국적인 정취를 만끽하며 쉴 수 있어, 휴식과 활력 충전을 위한 최고의 여행지로 꼽혔다.
안타깝게도 지난해는 코로나19로 하늘 문이 닫혔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내 우리 삶에서 사라질 것이고 여행할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힘든 시간을 버틴 우리에게 여행이라는 행복한 보상이 필요한 시기이다.
마쓰시마는 푸른 바다와 소나무가 가득한 섬, 해질녘 붉은 빛으로 물드는 해안 등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플랜플러스 제공
◇일본의 3대 절경 미야기(宮城)의 마쓰시마(松島)
미야기의 마쓰시마는 교토(京都)의 아마노하시다테(天橋立), 히로시마(広島)의 미야지마(宮島)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절경으로 꼽힌다. 푸른 바다와 소나무로 장식된 크고 작은 섬들, 해질녘의 붉은 빛으로 물드는 해안 등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더욱이 이곳은 제주 올레의 자매 격인 미야기 올레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산길과 바닷길을 걸으며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마쓰시마 주변에는 좋은 온천이 자리한다. 마쓰시마의 온천은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운 좋게 보름달이 뜨는 밤에 머무르게 되면 코발트 빛 하늘과 바다, 그리고 달이 만들어내는 장관을 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한적한 온천을 찾는다면 아오네 온천이 제격이다. 아오네 온천은 현지 사람에게 특히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시골 한구석에 자리한 고즈넉한 온천으로 소소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곳에는 온천장이 여섯 곳밖에 없지만, 온천의 역사는 길다. 1528년부터 온천을 이용해 병을 치료해온 곳이라 몸과 마음의 ‘힐링 플레이스’로 인기가 높다.
온천을 즐긴 후에는 ‘고양이 섬’ 산책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시로 섬은 예로부터 고양이를 소중히 여겨왔다. 섬 인구는 80명 남짓하지만, 고양이는 130마리 이상이다. 다시로 섬은 이시노마키(石卷)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작은 부두에 도착하면 곳곳에 고양이들이 느긋하게 누워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몇몇 고양이들은 관광객 다리에 몸을 비비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오쿠노인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1015개 계단을 올라야 한다. 정상에 오르면 근사한 경치가 펼쳐진다. /플랜플러스 제공
◇야마가타(山形), 산악성지를 만나다
바닷가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내륙으로 들어가면 풍성한 삼림을 자랑하는 야마가타에 다다른다. 야마가타에는 성지(聖地)로 불리는 곳이 있다. ‘야마데라(山寺)’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오쿠노인은 진언밀교(眞言密敎) 성지로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쿠노인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1015개 계단을 올라야 한다. 힘들게 정상을 밟으면 근사한 경치가 펼쳐진다. 거대한 암반 위에 지어진 오쿠노인 위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데와삼산(出羽三山)은 데와(出羽)에 있는 3개의 산을 뜻하며, 수험도를 중심으로 하는 산악종교 중심지로도 불린다. 약 1400년 전 산 정상에 사당을 창건한 것이 그 시초라고 알려진다. 숲길을 걸어 들어가면 ‘오중의 탑’이라 불리는 5층 목조탑이 나타난다. 일본 국보로 지정된 이 탑은 뛰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
일본 온천하면 유카타 차림으로 거닐며 다양한 주전부리를 맛보는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른다. 야마가타의 긴잔온천이 바로 이런 일본 온천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곳이다. 긴잔온천은 일본 사람에게도 매우 인기가 높아 예약하기가 어려운 편에 속한다. 예약을 못 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온천 주변을 관광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즐거움이 넘친다. 긴잔온천에 어둠이 밀려오면 낮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매력으로 가득 찬다.
2021.03.17. 조선.
'car2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어있는 세계사] 13~20세기 아시아·유럽·아프리카 3대륙 지배했어요 (0) | 2021.04.30 |
---|---|
파리인 줄 알았더니 파주네… ‘빈센조’ 나온 그 우아한 수목원 가보셨나요? (0) | 2021.04.24 |
추운 겨울이 오면 알게 됩니다, 소나무·잣나무 숲으로 가는 이유를 (0) | 2021.01.02 |
[도서] 성당 평전 (0) | 2020.12.15 |
[태양의 섬] 눈부신 에메랄드빛 호수를 즐기며 걷는 기쁨! (0) | 2020.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