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철들자 망령이라 하면 좋겠다.
나이 먹어 철이 좀 드나 했더니 이제는 망령 떨 때가 되었다. 나도 이제 늙음에 입문했으니 망령 좀 떨어볼까 한다. 더욱이 나는 한평생 농사를 짓고 살았으니 농담(農談)도 할 자격도 충분히 있다. 노망이란 늙어서 망령을 떤다고 하지만 내가 생각한 노망이란 늙음을 잊고 자기가 젊은이인줄 착각하는 것으로 본다.
늙음이란 피할 수 없는 인생사이니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 다만 잘 받아들여 늙음의 처지를 약지의 발판으로 삼아 살아가느냐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한탄하고 후회하면서 살아가느냐 하는 선택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영화 <아무르>의 한 장면. 주인공은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혈관성 치매를 앓게 된다.
노망이란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마지막 선물이다.
지난 여름 옛 고향으로 먼저가신 정농회 전 회장 김복관님 이야기를 하련다. 지난 봄, 노인이라서 문안차 찾아뵈었다.
인사드리고 나니 “내가 한평생 잘 살아왔는데 앞으로 남는 날 큰 걱정이 한 가지만 남았는데 노망만 안했으면 하는 걱정뿐.”이라고 하신다. 나의 답은 이러했다. “노망해야 합니다. 사람이 제일 두려운 것이 죽음인데 죽음을 잊을 수 있는 것이 노망입니다. 기억력 없이 저세상 갔다 이세상 왔다 갔다 왔다 하는 사이에 저세상에서 오지 않는 것이 노망입니다. 죽음의 공포 없이 임종하는 것입니다. 그것보다 옷에 똥칠하는 것이 두려워서 그렇지 그것은 자녀들 몫입니다. 우리도 자녀들 3년 동안 똥 치웠으니 3년간 노망해도 됩니다. 원님도 자기부모 요강은 하인들 안 시키고 직접 치워드립니다. 아니 10년간 노망할까봐 그렇지. 자녀 4명 길렀으니 12년간 노망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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