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낙서

성경시대 33.

오완선 2013. 12. 24. 20:10

사는 것이 심드렁해질 때쯤이면 화끈하고 짜릿한 성적 기대치를 찾아 색다른 방식으로 해보고 싶어진다. 그러나 자칫하면 변태로 몰릴 수 있고 창피해 차마 말을 못 꺼내는 수가 많다.

킨제이 박사 주장에 따르면 세상에 비정상적인 섹스는 없고 섹스 성향은 단지 수많은 성향 중 하나일 따름이다. 정상과 비정상으로 사람의 성 행동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이다’와 ‘드물다’로만 나눈다는 것. 성욕이 본능임에도 불구하고 자아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상성욕이 아니라 성 취향이 다를 뿐이다. 누구나 일반적이지 않은 성적 환상을 꿈꾸며 본연의 성적 욕구를 숨기고 살지만 조금씩은 변태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가끔은 간절하면서도 이상하게 보일까 봐, 정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성관계를 방해할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솔직하게 서로의 성적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진하게 하는 것이다.

남성들이 꿈꾸는 가장 질펀한 성적 환상 중 하나는 애널섹스에 대한 욕망이다. 남성들은 또 다른 구멍 맛을 보고 싶은 열망이 있다. 항문은 분명 질과는 다르다. 괄약근의 조임, 작은 구멍의 맛. 애널섹스를 해본 사람들은 질을 통한 성교와는 차원이 다른 강렬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들 한다. 천연기념물 같은 처녀, 명기를 가진 여성은 많지 않으나 단 한 번도 허락되지 않고 점령당하지 않은 항문은 많다는 데 애널섹스의 매력이 있다. 그렇지만 이런 욕망을 속 시원하게 풀 수 있게 항문을 덜컥 내주는 여성은 없다.

항문은 성기가 아니기 때문에 조물주는 성행위를 위한 어떤 조치도 해 놓지 않으셨다. 애널섹스는 배변 기관인 항문에 음경을 삽입하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죽을 만큼 아프다. 게다가 질은 삽입을 전제로 한 성기이기 때문에 성적인 흥분을 하면 질벽과 바톨린샘 등에서 액체가 분비되지만 직장은 빡빡할 뿐이다. 항문에는 신경이 집중돼 있어서 흥분이 잘되지만 직장 깊숙이 과격하게 삽입하면 괄약근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면서 섬세한 피부조직이 찢어지고 실핏줄이 터져 HIV(에이즈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기 쉬워진다.

안전한 애널섹스의 방법은 오직 청결뿐이다. 준비될 시간이 필요하니 충분한 애무를 한 후에 콘돔에는 윤활제를 듬뿍 발라 천천히 부드럽게 인사해야 한다. 그리고 항문에 넣었던 음경을 질 속에 넣으면 절대로 안 된다. 자주 하다 보면 처음처럼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반복된 관통 때문에 괄약근이 늘어나 변실금으로 기저귀를 차게 될지도 모른다. 대변 볼 때 작열감을 느낄 것이고 반복될수록 치질이 생길 수도 있다.

남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꽉꽉 물어주는 쫄깃한 명기를 타고났으면 좋으련만 그런 행운은 흔치 않다. 하드코어 포르노에서 봤던 항문성교 장면들이 아른거려 꼭 해야겠다면 일단은 아내의 기꺼운 동의가 있어야 한다.

애널섹스는 소통과 합의가 기본이다. 어렵사리 요구했다가 머쓱하기도 하고, 화를 내고 조르기도 한다. 설득을 하든지, 포기하든지, 합의를 봐야 한다. 남편이 딴 구멍을 안 찾으면 참 다행이고, 아내가 싫다고 버텨서 포기해주면 좋으련만 꼭 항문에다 하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옳을까? 아마도 비싼 화대를 찔러줘 가면서 맞춤 서비스를 해주는 창밖 여자를 찾을지 모른다. 정말 싫은데, 호미로 막으려면 뜻대로 하시라고 엎드려야 할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자료제공 매경이코노미
발행일 2013.04.23기사입력 20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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