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올 뉴 K7 하이브리드 타보니

오완선 2016. 12. 12. 12:31



입력 : 2016.12.11 09:54 | 수정 : 2016.12.11 15:48

오랜 기간 국내 준대형 승용차 시장을 주도했던 차는 현대자동차 (146,000원▲ 2,000 1.39%)의 그랜저였다. 2011년 출시된 5세대 그랜저(HG)는 지난해까지 매년 준대형 판매량 1위 자리를 지키며 독주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기아자동차 (38,950원▼ 100 -0.26%)의 올 뉴 K7이 올해 1월 출시 이후 줄곧 인기를 끌며 그랜저의 아성을 위협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들어 11월까지 올 뉴 K7 판매량은 4만5831대로 그랜저 HG(4만6880대)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그랜저 판매 부진에는 신형 그랜저(IG) 출시를 앞두고 새차를 사려는 대기 수요의 영향도 있었지만 후발주자인 K7이 선전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11월 29일 출시된 기아차 올 뉴 K7 하이브리드/진상훈 기자
11월 29일 출시된 기아차 올 뉴 K7 하이브리드/진상훈 기자

지난달 29일 기아차는 올 뉴 K7의 돌풍을 이어갈 또 하나의 후속작을 내놨다. 연비와 정숙함 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하이브리드 모델, ‘올 뉴 K7 하이브리드’다. 지난달 22일 6세대 그랜저(IG)가 출시된 이후 올 뉴 K7의 기세가 한풀 꺾이자 올 뉴 K7 하이브리드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연비의 우수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준대형차 구매층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아차 시승행사에서 올 뉴 K7 하이브리드를 몰아봤다. 주행코스는 서울 광진구 W호텔과 북한강로, 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을 거쳐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동화컬처빌리지를 잇는 약 92km의 왕복구간이었다.

◆ 시동 건 운전자를 당황하게 만든 정숙함…스포츠 모드에서도 고요하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에 탑승한 후 주행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적잖이 당황했다. 안전벨트를 맨 뒤 스타트 버튼을 눌렀지만, 시동이 걸린 느낌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못 눌렀나 싶어 스타트 버튼을 두 세 차례 더 눌렀지만 여전히 아무런 소리와 진동도 없었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 전면부/진상훈 기자
올 뉴 K7 하이브리드 전면부/진상훈 기자

혹시나 해서 가속페달에 발을 대보니 차가 앞으로 나갔다. 그제야 시동이 이미 걸린 상태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정숙성을 실감할 수 있었던 순간이다.

동화컬처빌리지를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들어선 뒤 본격적으로 속력을 높여도 차의 정숙함은 거의 변함이 없었다. 전기모터로만 주행하는 시속 50km 안팎의 속도를 유지하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80km 이상으로 속도를 높여 엔진을 구동시켜도 소음과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차체 내부에서 나오는 엔진음도 은은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 측면부/진상훈 기자
올 뉴 K7 하이브리드 측면부/진상훈 기자

주행모드를 정상(normal)에서 스포츠(sport)로 바꾸고 가속을 붙이자 소음과 진동이 커지긴 했지만 가솔린 차량에 비하면 무척 조용한 편이었다. 풍절음이나 노면과의 마찰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기아차는 올 뉴 K7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연비 개선과 함께 정숙함을 높이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저(低) rpm대에서 발생하는 엔진의 진동과 소음을 모터의 역(逆) 방향 토크를 통해 상쇄하는 ‘능동부밍제어’ 기술을 적용해 실제 주행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속도에서 정숙성을 극대화했다. 이밖에 엔진 룸에 흡차음재를 더 넣고, 흡음재 일체형 언더커버도 새로 적용했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 후면부/진상훈 기자
올 뉴 K7 하이브리드 후면부/진상훈 기자

◆ 에코·정상·스포츠 모드 반복한 최종 연비는 리터당 17.5km

하이브리드 차량의 최대 강점은 정숙성과 높은 연비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는 17인치 타이어 기준 제원상 복합 신연비가 리터당 16.2km, 도심과 고속도로에서의 신연비는 각각 16.1km, 16.2km다.

구연비 기준으로 보면 복합연비는 17.4km로 1세대 K7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리터당 1.4km 개선됐다. 도심에서는 리터당 17.4km로 1세대보다 리터당 2km, 고속도로에서는 리터당 17.3km로 0.6km 각각 향상됐다. 고속주행을 할 때보다 도심에서 주행할 때 더 높은 연비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 내부 이미지/진상훈 기자
올 뉴 K7 하이브리드 내부 이미지/진상훈 기자

주행모드를 정상으로 놓고 시속 80km 안팎의 속도를 내면서 주행을 시작한 뒤 고속도로에서 정상 모드 주행을 할 때 계기판의 복합연비는 시속 17km로 표시됐다. 앞서 서울을 출발해 주위 차량이 많지 않은 경기도 외곽의 고속도로에서 급하게 감속과 가속을 하지 않고 꾸준히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서 주행한 뒤 표시됐던 연비는 시속 18km를 넘어서기도 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고속주행을 해봤다. 주위 차량을 여러 차례 추월하면서 급하게 속도를 줄였다, 높였다를 반복했고 직선주로에서는 가속력을 더욱 높이기도 했다. 서울로 진입하기 전 10여분 동안 스포츠 모드로 주행한 뒤 계기판을 확인하자 연비는 리터당 14.5km였다.

종착지인 W호텔로 돌아와 확인한 최종 복합연비는 리터당 17.5km였다. 스포츠 모드로 고속주행을 했고 서울에 가까워지자 주위 차량이 늘어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제원상 복합연비를 리터당 1km 넘게 상회하며 기대보다 높은 수준의 연비를 보여줬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 계기판/진상훈 기자
올 뉴 K7 하이브리드 계기판/진상훈 기자

기아차는 올 뉴 K7 하이브리드의 연비 향상을 위해 ‘액티브 에어플랩’이란 기술을 적용했다. 액티브 에어플랩은 공기 저항이 강해지는 고속주행시 라디에이터 그릴과 라디에이터 사이에 위치한 플랩을 조절해 공기 저항을 낮추는 기술이다. 차량 전장품의 전력 사용과 엔진 출력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전기모터 작동 구간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환경부하로직을 개선한 것도 연비 향상에 한몫했다.

타이어에도 변화를 줬다. 노면과 접촉하는 고무층인 ‘트레드’ 부분을 주행강화 트레드와 연비강화 트레드의 이중 구조로 설계한 하이브리드차 전용 타이어 ‘멀티 트레드 타이어’를 탑재해 연비 개선에 기여했다.

◆ 확실한 연비 비교우위…수도권 외곽의 서울 출·퇴근자, 욕심낼 만한 車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차와 같이 올 뉴 K7 하이브리드의 경우도 운전하는 재미는 덜한 편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20km까지 이르는 시간을 기존 3.0초에서 2.2초로 줄였고 변속시간을 최소화해 재가속시 응답성도 단축하는 등 주행성능 향상에 많은 애를 썼지만, 스포츠 모드에서 주행할 때조차 가속력보다는 오히려 정숙함이 돋보일 정도여서 박진감 넘치는 운전의 재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폭발적인 가속력과 특별한 주행성능보다는 경제적인 측면과 편안함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운전자라면 올 뉴 K7 하이브리드 구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시속 16km 이상 복합연비라는 올 뉴 K7 하이브리드의 경제성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 적재함/진상훈 기자
올 뉴 K7 하이브리드 적재함/진상훈 기자

실용성도 한층 개선됐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는 기존 2열 시트 후면에 위치했던 고전압 배터리를 적재함의 하단부로 옮겨 적재함의 용량을 확대했다. 또 1세대 모델에 적용하지 않았던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 등의 편의사양을 적용했고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9 에어백 시스템을 장착해 안전성도 높였다.

올 뉴 K7 하이브리드의 판매가격은 프레스티지 모델이 3575만원, 노블레스 모델이 3880만원이다.

프레스티지 모델을 기준으로 보면 3090만원인 올 뉴 K7 가솔린 모델에 비해 하이브리드 모델이 485만원 비싸다. 기아차는 그러나 하이브리드차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과 앞선 연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류비 절감 효과까지 고려하면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 차이는 짧은 기간 동안 거의 사라진다고 설명한다.

가솔린 프레스티지 모델의 경우 취득세 197만원, 공채할인 28만원을 더하면 실제 구매가격은 3315만원이다.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 모델의 구매가격은 취득세 87만원, 공채할인 23만원을 적용하면 3685만원이다. 가격 차이는 370만원이다. 리터당 유류비 1427원으로 연간 3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유류비가 122만원이다. 3년을 넘으면 가격 차이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올 뉴 K7 하이브리드의 신차 설명회에서 배우 공유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진상훈 기자
지난달 29일 열린 올 뉴 K7 하이브리드의 신차 설명회에서 배우 공유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진상훈 기자

한편 기아차는 최근 부드럽고 감성적인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공유씨를 올 뉴 K7 하이브리드의 모델로 기용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11/2016121100271.html#csidx2a9e46fbc268b07bf7ce15ab6c8ce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