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몸안에 지방이 많이 쌓이게 되면 혈액에도 지방이 많이 포함된다. 혈액에 지방이 많아지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면서 혈관벽에 쌓인다. 점차 혈관벽에 쌓이는 지방이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혈관을 좁게 만들어 혈압이 상승하면 고혈압이 된다. 예를 들어 물호수를 좁게 하면 할수록 수압이 상승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고혈압은 뇌졸중, 뇌경색·뇌출혈·협심증·심근경색증 등 심장질환과 신부전·신경화증 등 신장질환까지 여러 장기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비알코올성지방간
지방의 특성은 잘 붙는다는 점이다. 지방이 혈관에 붙으면 동맥경화를 유발하지만 간에 붙으면 지방간이 된다. 정상 간의 경우 지방 비율이 5%이지만 이보다 많이 축적되면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은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지방간과 비만이 원인인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나뉜다. 비알코올성지방간은 가벼운 경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간세포 손상을 일으켜 지방간염, 복수나 황달을 동반하는 간경변증이 생길
수 있다. 지방간은 적극적인 체중감량, 적절한 식사요법,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다.
제2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은 비만으로 인해 몸의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서 인슐린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몸안에 혈당이 높은 상태가 특징이다. 주로 복부비만이 많고 생활습관으로 인해 발생한다. 당뇨는 혈액 중 포도당(혈당)이 많아 소변으로 포도당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비만의 경우 혈당이 과도해 췌장에서 분비된 인슐린양이 감당하지 못한다. 이용되지 못한 혈당이 넘쳐 소변으로 배출되며 당뇨가 되는 것이다. 당뇨병
은 소변에서 당이 검출된다고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당뇨병은 고혈당성 혼수, 저혈당에 의한 뇌손상뿐 아니라 콩팥을 망가뜨려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게 만들어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수술까지 받아야 한다. 또 수정체가 뿌옇게 되면서 잘 보이지 않게 되는 당뇨병성 망막증과 혈관이 막히는 동맥경화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의 동반 질환에는 고혈압과 당뇨병 등 대사질환이 많다. 대사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복부비만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병은 아니지만 하부요로 증상의 주원인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한다. 복부비만은 호르몬 안드로겐과 에스트로겐의 양을 증가시켜 두 호르몬이 각자의 수용체와 결합해 전립선을 증식, 결과적으로 전립선비대증을 유발한다.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전립선 내부를 지나가는 요도를 눌러 소변줄기가 가늘고 힘이 없어지며,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이 든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해 소변이 방광에 오래 정체되면 방광염이나 방광결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대장암
비만이 대장에 종양을 유발하는 데는 여러 가지 기전이 작용한다. 우선 고혈당으로 인한 고인슐린은 간에서 혈중 인슐린유사성장호르몬을 증가시키는데 인슐린유사성장호르몬은 비만 환자에게서 종양을 만들기 좋은 세포환경으로 바꾼다. 또 비만 환자에게서 증가하는 식욕감소 물질인 렙틴이 증가하는데, 렙틴은 대장암 증식과 관계 있다. 이외에도 비만환자는 대장균주가 일반인과 달라 대장암이 늘어난다는 연구도 있
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선 식이와 운동을 통해 체중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칼로리를 제한한 실험쥐 연구에선 체중감소로 인한 위장관계 선종발생이 57% 감소한 결과도 있다.
3. 복부비만으로 발생한 과도한 체중이 일으키는 질환
하지정맥류
체중이 증가하게 되면 다리 내부에 있는 정맥혈관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판막이 망가져 다리에 있는 정맥이 피부 밖으로 보일 정도로 돌출된다. 하지정맥류는 오래 앉아 있거나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는 등 혈관압력을 높이는 행동이 일반적 원인으로 꼽히지만 비만과도 관련 있다. 하지정맥류 증상은 발이 무거운 느낌이 나고 다리가 쉽게 피곤해진다. 겉에서 보면 피부에 거미줄 모양의 가는 실핏줄이 보이고 더 진행되면 늘어난 정맥이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인다.
위식도역류
살이 찌면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늘어나 복압이 높아지면서 위식도역류가 발생할 수 있다. 위식도역류는 식도로 위산이 올라오는 것을 말한다. 위는 위산을 견딜 수 있지만 식도나 목구멍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위산이 식도나 목구멍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위식도역류는 가슴의 가운데가 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입에서 신물이 느껴지거나 속이 더부룩한 것도 위식도역류질환 증상이다. 다른 증상으로는 만성기침, 속 불편감과 쌕쌕거리는 숨소리 등이 있다.
수면무호흡증
인체 내 지방이 쌓이기 시작하면 인체 기관의 부피가 늘어나는데, 기도(숨이 드나드는 길)의 경우도 좁아지면서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한다. 수면 중 정상호흡을 위해선 기도가 일정 넓이 이상으로 유지돼야 하는데 살이 찌면 기도 크기가 정상인에 비해 절반 이하까지도 좁아질 수 있다. 수면무호흡은 수면 중 숨이 반복적으로 멈추기 때문에 혈액의 산소포화도를 낮춰 뇌로 전달하는 산도도 줄인다. 이는 수면을 취해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특히 계속되는 호흡노력은 신체피로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정확한 수면평가를 위해선 수면 다원검사를 시행한다.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수면의 전 과정을 조사하는 것이다. 자는 동안 호흡, 맥박, 움직임, 혈중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요실금
요실금도 복부비만이 작용한다. 복부비만으로 증가된 복압이 방광을 자극하고 눌러 요실금이 발병한다. 기침이나 재채기 시 소변이 새거나 소변볼 때 하복부가 묵직하고 잔뇨감이 있는 등 일반적 요실금 증상이 복부비만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요실금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심할 경우 우울증, 고립감 등 정신적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복부비만에 의한 요실금이라면 적정체중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던 이들이 급격히 살이 찔 경우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우울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자신을 보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비만에 의한 우울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외관에 대한 자신감 상실이 여성에게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비만에 의한 우울증은 비만과 우울증을 함께 치료해야 한다. 실제로 살을 빼면 우울증 증세가 같이 호전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4. 복부비만은 어떻게 치료하나?
복부비만은 혈액 내 지방을 늘려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하고 고혈압뿐 아니라 요실금부터 우울증까지 신체와 정신적 건강까지도 망칠 수 있다. 따라서 복부비만은 식사요법, 운동요법 등을 병행해 정상체중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복부비만 치료는 일반비만 치료와 크게 차이가 있지 않다. 다만 복부비만은 목표를 허리둘레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체중이 크게 줄지 않고 허리둘레만 감소해도 대사적 이상 증상이 개선된다. 박철영 교수는 “복부비만은 섭취한 에너지 양에 비해 소모량이 적어 생긴다”며 “주로 밤 시간대 섭취가 복부에 저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저녁시간의 섭취량을 줄이는 것과 함께 총 섭취 칼로리보다 소비하는 칼로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복부비만을 탈출하기 위한 식사요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섭취열량을 줄이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체중이 감량되는데 이때 내장지방도 체중감량에 비례해 감소된다. 특히 전체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 식사 중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를 잘 먹지 않아도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가 있다.
당뇨병이 있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다. 이때는 밥, 면, 감자 등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중성지방이 줄어든다. 적게 먹어 배가 고픈 경우에는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채소 섭취는 배고픔을 없애고 내장지방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요법으로도 내장지방량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산소운동이 좋다. 숨이 약간 찰 정도로 주 3~5회 30~60분 이상 하면 된다. 운동종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허리둘레를 줄인다고 반드시 복부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많이 활동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 체내 지방이 감소하는데 이때 내장비장이 다른 부위보다 더 잘 줄어든다.
따라서 특정 운동을 고집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식사요법으로 근육량이 감소될 수 있으므로 근력강화 운동을 함께 하면 좋다. 복부비만인 환자는 근육량이 적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서 근육량을 유지해야 한다. 근육량이 줄면 운동을 많이 해도 체중을 감소하는 데 힘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