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면에서 일본 업체 ‘로그바(Logbar)’가 선보인 웨어러블 음성 번역기 ‘일리(ili)’는 눈길을 끄는 제품이다. 4월에 한국에 상륙하는 이 42g짜리 번역기는 일본을 여행할 때 편리함을 전해줄 것 같다. 와이파이 같은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고도 일상회화가 가능한 기특한 녀석이기 때문이다.
최근 내한한 로그바의 요시다 타쿠로 대표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세계 최초 독립형 번역 디바이스인 일리는 2016년 첫선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1초 이내에 인식 언어를 번역 언어로 전환하는 능력을 가졌다. 요시다 대표는 “일리는 외국인 상대와 편리하게 대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준다. 스마트폰 번역기 앱을 사용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빨리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4월에는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서비스를 업데이트하고 올해 안에 중국어 서비스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일리는 국내에서 4월부터 공식 판매될 예정이다. 그에 앞서 최근 일리 시연회에 참석했다.
기기는 작은 녹음기처럼 귀여웠다. 파워버튼을 누른 뒤 기기 앞쪽의 번역 원형 버튼을 누른 채 “음반 코너는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말해봤다. 잠시 후 여성 목소리로 일본어로 번역된 문장이 흘러나왔다.
일부 인식을 못하는 경우도 있긴 했다. 말할 때 ‘~은, ~을, ~이’ 등을 넣지 않았을 경우가 그랬다. 비즈니스 등 전문용어도 아직은 번역할 수 없었다. 요시다 대표는 “일리는 어린아이 수준의 생활회화가 가능한 제품으로 생각해 달라”며 향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번역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일리는 편리한 도구다. 일본어 초심자라면 더더욱 놀랄 제품이다. 다만 아직은 짧은 단문 정도만 번역할 수 있음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본어 구사가 가능한 이들에겐 소구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리가 다국 언어를 업데이트하면 그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일리는 일본의 발칙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