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엔 없는 `킬러 콘텐츠`, 공간과 V2L
불편했던 차박에 호텔급 안락·편리 제공.
- 입력 : 2021.03.31 07:01:01 수정 : 2021.03.31 08:13:
기아 EV6, 현대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Y [사진 출처=기아, 현대차, 테슬라]
"타도 테슬라"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테슬라를 몰아내기 위해 세상에 없던 전기차로 쌍끌이 흥행에 나선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다.
먼저 출시된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달 25일 하루에만 2만3760대가 계약됐다.현재까지 계약대수는 4만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올해 국내 판매 목표인 2만6500대는 사실상 달성한 상태다.
첫날에만 국내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테슬라 모델3의 지난해 판매대수(1만1003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사전계약 실적도 올렸다.
EV6도 30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뒤 31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해 판매목표는 국내 1만3000대, 해외 1만7000대다. 내년 목표는 올해부터 3배 이상 많은 10만대다.
아이오닉5-해치백 스타일, EV6-쿠페 SUV 스타일
기아 EV6 [사진 출처=기아]
두 차종은 다른 현대차·기아 차종처럼 플랫폼을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했지만 성향은 다르다. 아이오닉5는 국산차 최고 고유 모델인 포니를 모티브로 삼은 준중형 CUV이다. 포니 해치백 덩치를 키우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EV6는 `디자인 기아`의 미래를 보여주는 첫 전용 전기차답게 디자인에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대신 `파격`이 `과격`이 되지 않게 강약을 조절했다. 내연기관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기존 쿠페형 SUV 요소를 반영했다.
아이오닉5 [사진 출처=현대차]
두 차종은 테슬라에는 부족하거나 없는 장점을 지녔다. 공간 활용성과 V2L(Vehicle To Load) 기능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아이오닉5가 4635x1890x1695mm, EV6가 4680x1880x1550mm다. 두 차종 모두 현대차 준중형 SUV인 투싼(4630x1865x1665mm)보다 길고 넓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아이오닉5가 3000mm에 달한다. 투싼(2755mm)은 물론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2900mm)보다 길다. EV6(2900mm)는 팰리세이드와 같고 덩치가 큰 테슬라 모델Y(2890mm)보다 길다.
대형 SUV 수준 휠베이스로 공간활용성 향상
아이오닉5 [사진 출처=현대차]
아이오닉5는 넉넉한 공간을 무기로 생활과 이동의 경계를 허무는 `편안한 거주 공간(Living Space)`을 실현했다.
기존 내연기관의 센터콘솔 자리에 위치한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위 아래로 나뉜 트레이 구조를 갖췄다. 하단 트레이에는 노트북이나 핸드백 같은 수화물을 수납할 수 있다.
최대 140mm 후방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앞좌석뿐 아니라 뒷좌석 탑승자도 센터콘솔을 수납용도나 충전용도로 쓸 수 있다.
1열 운전석 및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다리받침 포함)는 2열 좌석에 닿을 정도로 눕힐 수 있다. 무중력 자세를 만들어주는 기능도 갖췄다. 2열 전동 슬라이딩 시트도 앞쪽으로 135mm까지 이동할 수 있다.
전동 슬라이딩 시트와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활용하면 휴식 공간, 일하는 공간, 여가를 즐기는 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오토캠핑은 물론 차박(차+숙박)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아이오닉5 내부 [사진 출처=현대차]
엔진이 사라진 보닛 안쪽에는 작은 캐리어 역할을 담당하는 공간이 숨어있다. 세면도구, 여벌의 옷, 접이식 우산 등을 수납할 수 있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531ℓ이고, 최대 160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EV6도 팰리세이드 수준의 휠베이스, 차체 아래 낮고 넓게 배치한 고전압 배터리로 실내 거주 공간 활용성을 향상했다. 중앙에 떠 있는 듯한 센터콘솔은 미래지향적인 감성과 함께 공간 활용도를 높여준다.
트렁크 공간은 520ℓ이고 최대 1300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전방 보닛에 들어있는 프런트 트렁크도 수납 능력을 향상시켜준다.
V2L, 불편 감수 `차박`을 호텔급으로 격상
아이오닉5 V2L 시현 장면 [사진 촬영=한주형 기자]
아이오닉5에 이어 EV6도 채택한 V2L은 테슬라 모델 구매자들이 부러워할 대표 기능으로도 여겨진다.
V2L는 전기차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V2L을 이용하면 차량 외부에서 일반 전원(220V)을 사용할 수 있어서다.
V2L 기능은 일반 가정의 시간당 평균 전기 소비량인 3kW보다 높은 3.6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한다. 55인치 TV를 최대 24시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아이오닉5 배터리는 4인 가족이 4일 동안 쓸 수 있는 전력을 보유했다.
야외 활동이나 캠핑 장소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서도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다.
대형 SUV 수준의 넓은 실내 공간과 V2L을 활용하면 불편을 감수해야 하던 차박을 호텔급으로 격상시켜준다. 전원 공급이 되지 않는 캠핑장에서도 `문명의 이기`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V2L은 향후에는 정전 사태 때는 비상용 전원으로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 배터리를 충전해 적은 비용으로 전력을 쓰거나 거래까지 할 수 있다. 달리는 발전소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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