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2/여행 287

짧아도 황홀하다… 사막에서 만나는 ‘아이보리 매직’

아라비아반도 왕국 카타르 가성비 탁월한 경유지 여행. 밖으로 나가본 건 처음이었다. 도하(Doha)는 사실 거쳐가는 곳이었다. 중동 국가 카타르의 수도, 그러나 유럽 여행의 주요 경유지로 더 자주 언급되는 곳. 이곳 하마드국제공항에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고, 명품 회사 루이비통이 최초의 라운지를 조성하고, 각종 대형 미술품이 즐비해도, 다른 데로 가기 전 그저 쉬면서 쇼핑하는 장소에 더 가까웠다. 그러나 잇따라 열린 카타르 월드컵과 아시안컵과 엑스포가 판도를 바꿔놨다. 이 나라가 궁금해진 것이다. 공항 바깥으로 도하(渡河)하려는 사람이 늘어났다. 히잡 쓴 아랍 여인을 형상화한 이슬람 예술 박물관. 도하 해변 산책로 코르니시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신비가 느껴진다. /이슬람예술박물관 올해 아시안컵 등을 공식..

car2/여행 2024.02.24

마음의 배낭에서 무거운 건 덜어내라... 이 달콤쌉쌀함!

산티아고 순례길 기점 바스크에서 느낀 인생의 맛. 마트에서 쇼핑 카트를 몰고 가는데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거 한번 드셔 보세요, 아버님!”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남자는 나 혼자다. “저, 저 말입니까?” “네, 아버님!” 얼마 전까지 나를 선생님이라 불렀는데 언제부터 아버님이 된 건가? 그것뿐이 아니다. 눈이 침침해 안과 전문 병원에 갔더니 여의사가 이렇게 말한다. “연세도 있으시니 공격적으로 검사해 보는 게 어떨까요?” 아, 기분 꽝이다. 이럴 때는 어디 훌쩍 떠나고 싶다. 핑계로 성공한 사람은 가수 김건모뿐이라지만 그래도 가끔 핑계가 필요한 법이다. 어떤 일을 위한 동기이자 명분이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퇴직한 지 어느덧 10년,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한다는 핑계로 길을 떠나볼까. 언제 어디서..

car2/여행 2024.02.04

"아직도 못가보셨나요"… 국대급 한국관광 100개 버킷리스트 떴다

문체부·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100선 발표 "한국 매력을 품은 가장 상징적인 곳 발굴" 서울 5대궁·제주 올레는 6회째 연속 선정 새내기 100선에 서울숲·여좌천 등 33개소 입체적 홍보 통해 한국 관광 랜드마크로 키워 대한민국 100대 여행 버킷리스트가 나왔다. 엔데믹 시대가 본격화하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2년간 가볼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을 선정해 공식 발표했다. '한국관광 100선'은 대한민국 국민과 한국을 찾는 외래 관광객이 꼭 가봐야 할 대표 관광지 리스트다. 올해 6회째인 이번 100선은 정부가 격년으로 선정해 홍보하는 여행 활성화 사업이다. 올해는 유적지, 건축물, 유원시설 등 문화 관광자원 61개소와 함께 숲, 바다, 습지 ..

car2/여행 2022.12.19

[성탄특집 이스라엘 성지 순례] (上) 탄생 : 베들레헴~나사렛

높이 120㎝의 문(예수탄생교회 출입문)… 여기서는 王도 고개를 숙여야 한다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선 누구라도 허리를 숙여야 했다. 지난달 28일 찾은 이스라엘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교회. 이 교회 출입구는 높이가 1m20㎝에 불과했다. 비잔틴 시대에 최초 건축된 문은 높았는데 십자군 시대엔 아치 형태로, 500년 전 오스만투르크 시대엔 현재의 높이로 점점 낮아졌다고 한다. 가장 낮은 모습으로 세상에 온 예수 탄생 현장을 만나기 위해선 세상 권세가 아무리 높아도 허리를 숙이고 낮아져야만 한다는 무언의 건축적 메시지로 읽혔다. 교회 지하엔 예수가 태어난 말구유 자리가 있었다. 예수 탄생 당시엔 마굿간이었지만 그 위에 교회를 지어 마굿간 자리는 지하가 됐다. 예수가 태어난 곳 바닥에는 별이 새겨져 있었다. 이곳엔 ..

car2/여행 2022.12.15

“다 이루었다”… 골고다 언덕엔 끝없이 발길 이어져

[성탄특집 이스라엘 성지 순례] [下] 고난과 부활 : 예루살렘. 지난 1일 저녁 예루살렘 예수무덤교회에 순례객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십자가에서 내린 예수의 주검을 모셨던 곳으로 전해지는 이곳엔 항상 순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김한수 기자 “다 이루었다.” 예수는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기 직전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세상 상식으로는 ‘실패’한 삶이었다. 예수의 마지막 길을 맞은 건 박수도 환대도 아니었다. 채찍질과 조롱이었다. 그런데 예수는 “다 이루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전한 사랑과 평화의 가르침은 2000년간 전 세계 땅끝까지 확산됐다. 흔히 영화에서 골고다 언덕은 허허벌판 광야로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을 맞..

car2/여행 2022.12.15

가난하고 애통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 예수는 풍요의 땅에 역설을 가르쳤다.

성탄특집 이스라엘 성지 순례(中) 전도 활동 지역 : 갈릴리. 예수가 여덟가지 '참된 복'을 설교했다고 알려진 언덕에 세워진 '팔복교회'. 팔각형으로 지어진 교회에서 순례객들이 기도하고 있다. /김한수 기자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 5장) 예수가 여덟 가지 복(福), 팔복(八福)을 가르친 산상수훈(山上垂訓)의 현장은 갈릴리 호수 북서쪽의 나지막한 산이었다. 겨울이란 계절이 무색하게 꽃이 만개한 팔복교회 발코니에 서면 언덕 아래로는 부채꼴 골짜기가 나타나고 그 너머로는 갈릴리 호수가 바다처럼 펼쳐졌다. 지금은 바나나 농장이 들어선 이 골짜기에서는 자연적으로 소리가 멀리까지 또렷하게 들렸다고 한다. 이 언덕..

car2/여행 2022.12.14

[거칠부 다이어리] 이 좋은 길 옆에 두고, 왜 안나푸르나만 찾을까

[네팔 서부 잘자라 패스] 김창호 대장 일행 잠든 구르자 히말과 다울라기리산군 트레킹 시방마을 위로 시원하게 펼쳐진 다울라기리산군. 며칠 쉬어가도 좋을 곳이었다. 한 달간의 네팔 트레킹 후 이틀을 쉬었더니 몸이 근질거렸다. 지도를 보며 어디로 갈까 궁리하다 도르파탄Dorpatan을 발견했다. 다르방Darbang에서 잘자라 패스Jaljala Pass(3,414m)를 넘어, 도르파탄을 지나 하돌포Low Dolpo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네팔에서도 오지에 속했지만 내게는 두려움보다 궁금함이 앞섰다. 지난 5년간의 히말라야에서 나는 몇 개월씩 새로운 길을 찾아다니곤 했다. 낯선 길이라면 어디라도 좋았다. 포카라Pokhara에서 다르방까지 버스로 8시간이 걸렸다. 현지인들이 묵는 호텔에 갔더니 상태가 썩 좋지 않았..

car2/여행 2022.11.08

‘가을의 끝자락’ 이대로 보내기 아쉽다면…제주 여행 스폿 18

11월. 작대기 2개의 달이 오고야 말았다. 이쯤 되면 연말이란 얘기를 해도 충분하다. 동네 구석구석에 울긋불긋 단풍이 짙게 내렸고, 강원도 등 높고 깊은 산속은 눈이나 얼음이 얼었다는 뉴스가 들린다. 2022년의 가을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진 확대 사진 = 제주관광공사 누구나 안다.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는 게 시간이고, 계절이다. 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서라도 가을 구경에 나서려 목을 맨다. 좀 더 투자하는 이들은 과감해진다. 육해공을 다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나니 말이다. 그곳, 바로 제주다. 물론 제주는 사시사철 그만의 매력이 넘쳐나는 곳이다. 유독 가을 제주를 두 눈에 담아야 하는 이유를 꼽으라면 ‘색(色)’이다. 그 어느 곳보다 푸른 하늘과 바다, 한라산만이 ..

car2/여행 2022.11.05

산티아고에선 일단 멈춰라, 더 큰 걸 얻어갈테니

‘나는 산티아고…’ 낸 인영균 신부, 순례길 중간 라바날수도원에서 5년간 만난 순례자들 사연 담아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입력 2022.10.26 03:00 5년간 산티아고 순례길 수도원에서 순례자를 맞은 인영균 신부. "일상이 진짜 순례"라고 말하는 인 신부는 현재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선교담당 총무로 '카미노'를 걷고 있다. 사진은 서울 장충동 베네딕도회 서울수도원 피정의 집 뜰에서 촬영했다. /김한수 기자 “저는 라바날(Rabanl)수도원에 한국인 순례자가 오시면 ‘일단 멈추시라’고 권했습니다. 한국 사람은 산티아고 순례를 와서도 대부분 바쁩니다. 빽빽한 계획, 목표를 다 지키려 하지요. 그러나 제 권유를 듣고 멈춘 분들은 더 큰 것을 얻어갔다고 하시더군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56..

car2/여행 2022.10.26